더러운 세척장서 씻긴 고깃집 불판 다시 쓰는데 “제재 못해?”..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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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깃집 불판으로 못 구워 먹겠는데요."
고깃집 불판 세척장의 비위생적인 실태가 자치경찰 적발로 드러났지만 정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는 없어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 제재 한계.. 자치경찰 "수사, 점검 확대"이번에 적발된 세척업체는 불판 세척 후 구리 등 특정수질유해물질을 포함한 폐수 수천t을 여과 시설 없이 하수구에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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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적 환경에도 시정명령 등 제재 안 돼
특정수질유해물질 시설 입지 조건 안 지켜져
“이제 고깃집 불판으로 못 구워 먹겠는데요.”
고깃집 불판 세척장의 비위생적인 실태가 자치경찰 적발로 드러났지만 정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는 없어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제주자치경찰단이 급습한 제주시 소재 불판 세척장은 오랜시간 청소나 관리를 하지 않은 듯 오염물질과 찌든 때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세척장을 운영했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청소를 왜 하지 않느냐는 단속반 질문에 “매일 청소하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 저 더러운 불판 다시 쓴다고?
위생 관리가 되지 않은 세척장을 거친 고깃집 불판이 다시 고깃집이나 음식점 등에서 재사용되면서 도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원 A씨는 “이제 고깃집에서 불판으로 고기를 못 먹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누리꾼 B씨는 “더러운 환경에서 세척된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었다 생각하니 화가 난다”고 성토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세척장의 비위생적인 운영 행태를 점검하고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세척장 업종이 신고나 인·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업’입니다.
불판 세척장은 식당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기구를 다루지만 식품위생법을 적용 받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시정명령 등 처분을 내릴 근거도 없습니다.
제주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세척장 업종이 자유업이다 보니 위생 상태에 대한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가 사실상 없다”고 말했습니다.
■ 관리 사각지대 세척장 불법 온상?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세척업체는 보통 1개당 600~700원을 받고 고깃집에서 불판을 대거 수거합니다. 까맣게 타 그을린 불판을 물에 불려 세척하거나 연마기로 갈듯이 떼어냅니다.
특히 동력으로 작동하는 금속연마기로 불판에 붙은 검은 때를 제거할 땐 구리같은 중금속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세척장은 구리, 납과 같은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 사업장임에도 입지 조건이 지켜지지 않아 사업장을 이전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는 적은 양으로도 인체나 생태계에 위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 사업장 주거지역 주변에는 금지하는 등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있는데도 처리시설 없이 그대로 하수구로 방류돼 식수원 오염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세척장이 배출한 폐수, 오염수는 수천 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환경부령으로 정한 기준 이상으로 배출되는 시설(시간당 100ℓ 이상)은 신고해야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제재 한계.. 자치경찰 “수사, 점검 확대”
이번에 적발된 세척업체는 불판 세척 후 구리 등 특정수질유해물질을 포함한 폐수 수천t을 여과 시설 없이 하수구에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자치경찰은 중금속 물질과 각종 오염물질이 폐수 처리시설 없이 그대로 하수구에 방류됨에 따라 제주시와 합동 단속으로 이들 업체를 적발했습니다.
박상현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사업장의 구체적인 범죄 기간과 수익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시와 협업해 유사 업종에 대한 추가 점검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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