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회장 '배터리도 30년간 도전…다음은 바이오·AI'

정재웅 2023. 8. 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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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토론토 방문해 '바이오·AI' 사업 점검
LG의 바이오·AI 사업 글로벌 진출 전략 모색
/그래픽=비즈워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보스톤과 캐나다 토론토를 잇따라 방문했다. 보스톤과 토론토는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와 AI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곳이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LG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준비 현황과 전략을 점검했다.

LG그룹은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 바이오와 AI분야의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AI Lab 등을 방문했다. 

LG는 미래성장동력으로 ABC(AI, Bio, Cleantech) 분야를 선정, 집중 육성 중이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이번 방문은 수년 간 이어온 미래 준비 행보를 글로벌로 확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LG는 지금까지 ABC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가다듬고 인재를 확보해왔다. 그동안은 기본 역량 확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역량들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이 21일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에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

구 회장이 방문한 보스톤은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전 세계 바이오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2000여 개가 밀집해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도 지난 2019년 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도입 및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보스턴 법인(이노베이션센터)을 설립했다.

지난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의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도 기존 사무실을 생명과학 보스턴 법인과 통합,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보스톤에서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Michael Bailey) 아베오 CEO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신약사업 방향 및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아베오 육성 전략 등을 논의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항암 신약과 세포치료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 과제를 확대하고 상업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인수한 아베오를 활용해 글로벌 혁신신약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글로벌 톱 티어(Tier) 제약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금 LG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도 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이어간 도전의 역사”라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구 대표는 캐나다 토론토로 향했다. 토론토는 AI 연구에 특화된 곳이다. LG전자는 2018년 LG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인 ‘AI Lab’을 토론토에 설립했다. 구 대표는 이곳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과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김병훈 LG전자 김병훈 CTO 등과 미팅을 진행했다.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이 22일 캐나다 토론토 자나두 연구소에서 크리스티안 위드브룩 자나두 CEO와 함께 양자컴퓨팅 관련 실험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

현재 AI Lab은 토론토대와 산학 협력 과제를 수행하며 LG전자 내 AI 분야의 선행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AI Lab의 선진 연구 결과들을 스마트홈 및 스마트카 솔루션, 온라인 채널 등에 접목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미팅에서 LG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더욱 높이고 필요한 핵심 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또 LG의 제품이나 서비스, 조직 운영에 AI를 활용하는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구 대표는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 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들이 계열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빠르게 적용해 가며 이를 통한 레슨런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구 회장은 이번 출장 중에 보스톤과 토론토에 소재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 및 스타트업을 찾아 미래 시장 분야 트렌드를 살피고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보스톤에서 하버드 의대 연계의 세계 최고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 암 센터(Dana-Farber Cancer Institute)와 바이오·제약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시설인 랩센트럴(LabCentral)을 찾아 신사업 전략 수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토론토에서는 ‘벡터(Vector) 연구소’와 ‘자나두(Xanadu) 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트렌드를 살폈다. 

LG 관계자는 "LG의 주력사업인 배터리, 전장, OLED 등은 20~30년 전부터 준비하고 투자해 지금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향후 ABC 분야가 LG의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경영진 사이에 형성돼있다"고 밝혔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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