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속 197명 살아남은 충북 단양 ‘시루섬의 기적’ 연극·영화·다큐 등으로 선보인다
50여년 전 대홍수에 주민들이 물탱크에 올라 14시간 동안 생존했던 충북 단양 ‘시루섬의 기적’이 연극과 영화·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된다.
단양군은 오는 26일 오후 3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습지센터에서 연극 ‘폭풍속의 별’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극은 51년 전 시루섬에서 일어난 일을 재해석했다. 44가구 250여명이 살던 시루섬은 1972년 태풍 ‘베티’로 남한강이 범람하면서 섬이 물에 잠겼다. 당시 주민 198명은 높이 6m, 지름 5m 물탱크 위에 올라가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텼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생후 100일된 아기 1명이 숨졌지만 197명은 살아남았다.
60분 분량의 이번 연극은 한국 신화에서 전해 내려오는 창조신 ‘마고할미’와 시루섬 홍수 당시 물탱크에 올라간 주민들 중 유일한 사망자인 갓난아이와의 대화를 담았다. 이 연극은 지난 19일 ‘제1회 시루섬 예술제’를 위해 단양예총 연극지부가 제작한 작품이다.
단양군은 시루섬의 기적을 소재로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도 제작하고 있다. 당시 생존자 인터뷰와 시루섬의 기적을 재연한 다큐멘터리는 내년 중 제작이 완료된다. 국내 유명 영화사와 영화화도 협의 중이다.
단양군은 지난해 8월19일 ‘1972. 8. 19.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시루섬의 기적 50주년 기념행사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7년에는 시루섬이 내려다보이는 단양역 국도변 수양개유적로에 ‘시루섬의 기적’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에는 젊은 여인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동상을 세웠다.
단양군 관계자는 “단양예총 연극지부 측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참가신청을 해 순천만에서 연극을 선보이게 됐다”며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시루섬의 기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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