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죽은 척', 다른 비행기 탔다"···음모론 '일파만파'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AP연합뉴스

[서울경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가 23일(현지시간) 추락해 전원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단순 항공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추측 속에 여러 의혹들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리고진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전용기의 추락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이을 두고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죽은 척' 했을 것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러시아 항공당국 로사비아차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탄 전용기는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제트기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지난 6월 무장 반란 이후 푸틴 대통령과 합의해 벨라루스로 갈 때 탄 여객기와 같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전용기 전체 좌석은 13석으로 추락 당시 프리고진은 승무원 3명, 동료 6명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전문가들이 이 여객기가 이상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추락했다고 분석한 점에 주목했다. 항공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이언 페체니크는 이상 조짐이 보인 건 오후 6시19분(모스크바 시각)이었다고 했다.

페체니크는 "비행기가 갑자기 수직으로 아래로 향했다"며 30초도 되지 않아 운항고도 8.5km에서 2.4km로 내리꽂았다고도 상황을 전했다.

추락한 프리고진 전용기. 연합뉴스

그러면서 "무엇이 일어났든간에 빠르게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탑승자들이 비행기와 씨름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프리고진 전용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직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한두발 맞아 격추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 당국이 확인하거나 서방 정보기관 등이 신뢰성을 점검해 발표하지 않은 가능성 중 하나다.

아울러 프리고진이 전용기에 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스카이뉴스는 "추락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8구라는 보도가 있다"면서 "프리고진 탑승 여부가 아직 불확실성에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죽은 것처럼 위장했을 뿐, 실제로는 살아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이야기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여기에 당시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2대가 짧은 시차를 두고 이륙했고, 프리고진은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