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 이어 ‘오늘도 사랑스럽개’ 주1회 편성, 지상파 실험 통할까
[OSEN=김채연 기자] SBS ‘국민사형투표’가 매주 목요일마다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가운데, MBC 측이 차은우, 박규영 주연의 ‘오늘도 사랑스럽개’를 수요드라마로 편성했다.
‘오사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 ‘한해나’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 ‘진서원’의 댕며드는 예측불허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참신한 콘셉트와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스토리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얻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구체적인 회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청자들은 ‘오늘도 사랑스럽개’를 매주 수요일마다 보게 됐다. 주 1회 편성이 확정된 것. 물론 MBC에서 주1회 드라마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 드라마 ‘멧돼지 사냥’ 등에서 주 1회 편성을 시도했고, 시트콤 ‘대장금이 보고 있다’, ‘보그맘’ 등으로도 주1회 드라마에 도전한 바 있다.
특히 주1회 편성과 관련해 MBC 관계자는 “MBC는 이전에도 유연한 편성과 실험정신으로 대한민국 드라마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청량한 코믹 로코물로 평일 밤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적합한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을 갖춰 자신있게 주 1회 편성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콘텐츠 선택권 확대는 물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늘도 사랑스럽개’에 앞서 SBS ‘국민사형투표’가 먼저 주1회 드라마로 선을 보이고 있다. ‘국민사형투표’의 경우 앞서 월화드라마 편성이 유력했으나, 목요일 오후 9시로 편성돼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에 SBS에서는 드라마 주1회 편성에 대해 “드라마 제작 환경 및 제작 구조 변화, 시청자의 시청패턴 변화로 다양한 편성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작품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드라마 별 최적화된 편성전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SBS 측은 “향후에도 작품 별 상황에 따라 시청자의 니즈에 발맞춰 러닝타임, 전체 회차, 주중 방송횟수를 유동적으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유동적인 편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처럼 지상파에서 연달아 주1회 드라마가 등장하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우려와 기대가 함께 쏟아지고 있다. 우선 OTT 플랫폼을 사용하는 게 일상이 된 지금, 최근 화제를 모은 ‘마스크걸’만 해도 18일 7회가 전체 공개됐다.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이틀만 투자하면 드라마 한편을 모두 마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디즈니+ ‘무빙’만 해도 최근 방영한 드라마치고 꽤 회차가 긴 20부작이지만, 지난 9일 7화까지 모두 공개한 뒤 매주 수요일 2화씩 추가로 공개하며 몰입을 위한 긴장감을 낮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 한편을 약 3개월, 혹은 그 이상 봐야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쏟아지는 콘텐츠 사이에서 매주 1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드라마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도 있다. 요즘 시청자 특성상 드라마를 먼저 시도하기보다 입소문이 나면 뒤늦게 합류하는 상황인데, 3개월간 꾸준히 시청자들을 유입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드라마 편성이 여유로워지며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덜 들어가는 예능을 제작해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누리꾼의 반응을 보면 주1회 편성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누리꾼들은 “그냥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이렇게 갔으면 좋겠다”, “난 완결나면 몰아볼래”, “12부작만 해도 3개월인데, 16부작이면 4개월 아님? 너무 길다”, “이왕 주1회 할거면 60분 말고 90분쯤 편성해 줬으면” 등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주 1회 편성 드라마와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지난 4월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오는 10월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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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판타지오, 사람엔터테인먼트, 어썸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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