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사망에 각국 정부 “놀랍지 않아”…바이든 “내가 조심하라 안했나”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는 보도에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전에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우리도 보도를 봤다. 만약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누구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바그너 그룹 반란 이후 미국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애써 프리고진에 거리를 둬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의 배후를 외부로 돌릴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월 바그너 그룹 반란사태 직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고위 참모에게 미국은 반란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해당 사태를 러시아 국내 문제로 본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러시아 엘리트에 대한 경고로 해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푸틴 대통령이 2024년 선거를 앞두고 보내는 신호”라며 “조심하라! 불충실함은 곧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인 크세니아 소브차크도 이러한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모든 엘리트들과 선동적인 생각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폴란드 외무부 장관은 “우리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푸틴 대통령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정치적 반대자들은 자연적으로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사실이라면 푸틴이 반대파를 제거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푸틴과 다른 의견을 표현하려는 모든 사람을 두렵게 한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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