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30일 출석 요구 거부..."소설 쓰고 국가권력 남용"

[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오는 30일 출석을 요구한 것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당초 24일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검찰은 이를 거절하고 오는 30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2년 동안 수사했다면서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오늘 민주당에서 기자회견한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어떻게 공소장에 한 달 반 만에 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받은 장소, 날짜 등 경위가 다 다를 수 있느냐"며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가지고 정말 소설을 쓰고 있는데 국가권력을 남용하는 것이고 정치 공작이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검찰과 출석 일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이 대표는 검찰로부터 다음 주 중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은 뒤 "내일(24일) 오전에 바로 조사를 받으러 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언론에도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당당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 수원지검 역시 언론 공지를 통해 "예정된 수사 및 재판 일정을 고려해 이재명 대표 측에 유선과 서면으로 8월30일 출석을 요구했고, 그 일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 다음 주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회기 중에 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이전에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치게 되는데, 이 경우 표결 절차나 이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중에 비회기 기간을 두겠다며 검찰에 비회기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대표가 지난 17일 검찰에 출석하며 "회기 중에 영장 청구해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강선우 대변인은 2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30일 소환 통보는)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비난 여론에 '물타기'를 하기 위한 것이자, 국민 분노를 야당으로 돌리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