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눈 밖에 나면 죽는다? 프리고진 사망 계기로 주목받는 러시아 의문사
우크라이나 전쟁 비판 인사 주요 표적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자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거나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의사를 밝혔던 인사들의 의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사람들 상당수가 사망했거나 사망 직전까지 내몰렸다”면서 무장 반란을 주도했던 프리고진의 죽음이 단순 사고사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도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암살했다고 의심되는 인사가 한 명 더 늘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던 인사들이 주로 푸틴 대통령의 표적이 돼 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20일 쿠바에서 출발해 러시아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가 돌연사한 표트르 쿠체렌코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 차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에서 탈출한 언론인 로만 수페르는 쿠체렌코 차관 사망과 관련해 “쿠체렌코와 통화를 한 적이 있다”며 “그는 ‘당신은 우리 국가가 얼마나 잔인한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엔 모스크바 동부 블라디미르 지방의회 의원이자 소시지 가공 업체 ‘발라디미르스탠다드’ 설립자인 파벨 안토프가 인도 오디샤주 라야가다의 한 호텔 3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그는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테러’라고밖에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황급히 삭제해 논란이 됐다.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이사회 의장도 지난해 9월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추락사했는데, 영국 가디언은 당시 “그가 몸담았던 루크오일 이사회가 ‘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며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의문을 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최소 24명의 러시아 고위 인사가 사망했다.
푸틴 대통령을 배신했거나 반정부 운동을 펼쳤던 인사들의 의문사도 이어졌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2006년 6월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이른바 ‘홍차 독살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찻잔에서 자연 상태에선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되는 등 러시아 당국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그해 10월엔 야권 지도자였던 안나 폴리코브스카야가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체첸공화국 주민 학살을 고발한 언론인 출신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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