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모미의 모생애는 염치없다” [EN:인터뷰②]

이민지 2023. 8.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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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고현정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마스크걸 살인사건' 범인 김모미 역을 맡았다. 그는 성형 전 김모미 배우 이한별, 성형 후 김모미 배우 나나에 이어 교도소에 입소,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김모미를 연기했다.

힘든 수감생활에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김모미가 편지 한 통에 탈옥을 결심하며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표현해 호평 받았다.

- 김모미를 어떤 마음으로 표현하려 했나 ▲ 앞부분의 모미를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들어가 10년이 지났다면 생각했다. 어떤 죄를 지었든, 억울한 누명을 썼든, 기가 세든, 약하든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이 지난 사람이다만 신경 썼다. 그런데 모미다. 그러면 얘는 다 파악이 끝났고 바보처럼 생활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힐링하고 있지 않았을까. 앞부분에 많은 일이 일어났고 10년이 지나서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모미도 무엇을 건드리지 않는 그런 상태이지 않았나 싶다. '언니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부터를 그래서 최소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나가서 지친 상태로 김경자의 집을 찾아간다. 김경자의 집을 내려볼 때가 내가 모미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다. 모미가 김경자를 장악한 순간이라 생각했다. 내 콘트롤 안에 들어온 순간. 교도소에서 나올 때도 죽을 각오를 하고 나오고, 김경자의 집을 바라보는 모미는 미모를 위해서든, 내 삶을 위해서든 여기서 새롭게 죽을 각오를 하는거다. 그때 모미의 표정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모미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 그 표정이 짓기 어려운데 솔직히 내가 볼 땐 괜찮았던 것 같다. (웃음) 그 표현이 잘 돼서 만족했다.

- 다른 모미와 달리 모성애를 보여야 했는데 일반적인 모성애와는 또 달랐다. 오랜만에 딸을 만났을 때 표정이 인상적이었는데 ▲ 미모를 처음 보는데 바로 가서 구해야 했고 잠깐 서로 바라보는 걸 해야했다. 대사도 있긴 했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미는 '쟤 좀 돌아이 아냐? 미친거 아냐?'가 원작에 많이 있다. 그것대로만 연기할 수는 없지만 그런 면이 있는 친구라 자기 딸을 봤을 때 바로 실감이 될까 생각이 들었다. 다 큰 딸이니까.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 특징이 자기 자신에게 박하다. 자기 자신의 감정에 빨리 빠져들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모미를 연기했다. 염치를 없을거란 생각을 항상 했다. 염치있는 행동을 할거고 그건 내 감성이나 모성애에 빠지기 전에 빨리 구하는거다. 구하려고 나온거니까 빨리 구해야 한다는게 제일 컸을 것 같다. 아무튼 죽는 부분에서 대사가 있었다. 김경자를 물리쳤다 생각하고 나와서 미모를 구했다고 안심하고 있을 때 사실 대사가 조금 있었다. 감독님과 의논을 했다. 어떤 말이든 너무 구차할 것 같았다. 말을 안 한다기 보다 말을 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 상황이. 극으로 보면 경찰차도 오고 터덜터덜 나오고 긴 시간인 것 같지만 실제로 생각하면 뭘 말할 수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상황이 일어날거라 생각했다. 할 말이 없는게 아니라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은데 할 겨를이 없이 김경자가 살아나와서 모미는 다시 현실감을 찾으려고 했을거다. 미모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있었을 것 같다. 김경자는 명분이 있고 잘 된 모성애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누구의 심판도 받고 싶지 않아 거침이 없다. 모미는 그런 김경자가 부럽기도 했을 것 같다.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네가 뭐가 그렇게 분하냐' 하면서도 김경자의 모성애가 부러웠을 것 같다. 미모가 무사한지만 확인하면 될 것 같아서 미소만 지었다. 그때 나는 모성도 있고 부성도 느꼈다. 내가 부성은 모르겠지만 거기서의 내 생각은 부성은 지키는 것에 초점이 있을 것 같고 모성은 '괜찮은지 고생은 안 했는지 맞지는 않았는지'일 것 같다. 그게 같이 왔을 것 같다. 모성을 표현하기엔 염치가 없고 미모를 지키려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 모미가 딸을 위해 탈옥을 결심하기까지의 심리를 어떻게 연기했나 ▲ 극 중 '언니 나 나가야겠어'라고 하는데 그때 내가 대본을 보면서 들었던 첫번째 생각은 모미가 교도소에서 탈옥한다면 어떤 것이 제일 얘를 움직이게 할까였다. 단순히 딸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건 아닐 것 같았다. 모미가 똘기가 있지 않나. 모미의 뭔가를 딱 건드려줘야 하는데 그게 뭘까. 김경자를 나를 죽이겠다고 하면 얘가 나갈까? 안 나간다. '네가 들어와' 할거다. 교도소에서 싸워보자 했을 것 같다. 힘들게 들어왔는데 뭘 또 나가 했을 것 같다 (웃음) 그나마 바깥 속에 뿌려놓은게 딸이다. 엄마를 건드려도 안나갔을 것 같다. 그렇게 모성을 받고 살았던 친구가 아니라 '엄마 위험하겠는데?' 전화는 해줄 것 같지만 교도소에서 나가야겠다는건 생각해보면 딸 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김경자가 한다니까. 김경자가 미모를 쭉 팔로우하면서 가스라이팅 했다는 걸 모미가 알아서 나가야겠다 생각하지 않았을까. 안은숙을 통해 맡겨보려고 했으나 믿을 수가 없는거다. 내가 나가야겠다 생각했을 것 같다. '나 나가야겠어'라는 대사도 아무것도 하지 말자 했다. 모미는 뭘 하면, 특히나 그동안 많은 옷을 입었던 나같은 사람이 뭔가를 설정하거나 조금만 넣어도 뭘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본의 아니게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될 수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마음이 차지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자 했다.

- '마스크걸'의 모성애는 뭐라 생각하나 ▲ 사실 '마스크걸'은 모성의 싸움은 아닌 것 같다. 사랑의 결핍도 정확한 말은 아닌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뭘 그런걸 걱정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치명적인 고민, 밖으로 오픈하지 못하는 것들, 그리고 저변에 깔려있는 이중성, 개인개인의 정리되지 않은 애착, 자존감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 하지 않았나. 원작에서 그걸 세게 했다면 드라마는 각색에서 액기스를 뽑다 보니 마지막에 모성이 많이 들어간거 같다. 모미가 생각하는 모성은 '염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경자의 모성이 부러웠을 것 같다. 모성으로 가지 못한 작품인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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