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설에 팔 수산물까지 사놨다"…日오염수 방류에 유통업계 긴장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면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유통업계는 오염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수산물을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대체 산지를 물색하고 나섰다. 방사능 검사도 일제히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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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갈치·옥돔, 내년 설 물량까지 미리 사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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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4일 대형마트와 백화점 업계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 여파에 대비해 굴비, 갈치, 옥돔 등에 대해 올 추석은 물론 내년 설 물량까지 비축을 완료하고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은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오염수 방류 전인 올해 상반기 어획된 상품으로 내년 설 선물 세트 물량까지 비축을 마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선물용 굴비나 갈치 등은 냉동 상태로 보관할 수 있으므로 아예 내년 명절 물량까지 마련했다"며 "구비 물량은 적정 온도를 철저히 유지하는 저장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방류 이후가 더 걱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수산물 소비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면서도 "방류 이후 실제 미치는 영향과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냉동저장이 가능한 수산물은 내년 설에 쓸 물량까지 비축을 해놨다"면서도 "활전복과 같은 생물은 비축이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비축물량을 늘리는 가운데 수산물 수입 산지도 다양화하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로 인해 조만간 태평양에서 잡히는 수산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다양한 수입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일본과 멀고 방사능 오염수로 인한 위험이 적은 대서양이나 지중해산 블랙타이거 새우, 활랍스터 등의 상품을 전년보다 4배 가까이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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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검사 일제 강화한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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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가 롯데마트 센터 입고 전 오징어 원물의 방사능 수치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롯데마트

유통업계는 일제히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강화했다. 롯데마트는 올 2월부터 대응전략을 수립해 산지에서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는 전 단계별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구축해 시행중이다.

주요 포구 산지에서는 파트너사들과 함께 롯데마트 산지 MD(상품기획자)가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활용해 매입 전후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있으며 자체 물류센터도 매일 새벽 방사능 측정기로 2차 샘플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 안전센터에서는 매주 각 해역별로 대표 어종의 시료를 전달받아 '세슘'이나 '요오드'와 같은 방사능 핵종 정밀 검사하고 있다. 검사 횟수도 분기별 1회에서 주 4회로 확대했고 방류 이후에는 검사 횟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평시-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방사능 안전 관리를 대응 중이다. 기존 검사 대상 어종 중 최대 25% 표본 검사를 했던 것을 6월 말부터 최대 50%로 올렸다. 주의 단계라고 판단되면 검사 비중을 75%, 경계단계에 이르면 100%로 올린다. 심각단계에서는 판매를 중단한다.

이마트는 민간참여 수산물 이력제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정부와 수산물 안전성 강화를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모든 업체들에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수산물 매입 전후로 담당 상품기획자(MD)가 방사능 측정기를 활용해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전국 16개 전 점포에서도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활용한 2차 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수매하고 신세계백화점 상품과학연구소에서 추가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