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임박’…7500원짜리 CJ CGV 주식을 6000원에 팝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8.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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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CGV 영화관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CJ CGV가 추진 중인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이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증권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상증자를 외면한 기존 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대거 시장에 내놓으면서 CJ CGV 신주인수권이 1600원 수준인 이론가격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160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오후 1시 현재 CJ CGV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인 ‘CJ CGV 10R’은 전일대비 11원(7.14%) 오른 165원에 거래되고 있다.

CJ CGV는 신주 747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 발행주식수 4773만주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로, 유상증자 공시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24.98%나 하락했다.

CJ CGV 10R은 기존 주주들에게 지급된 신주인수권으로, 지난 18일부터 이날 장 마감때까지 장내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유상증자에 관심이 없는 투자자의 경우 이날 장 마감까지 신주인수권을 매도하지 않으면 그대로 휴지조각이 된다.

시장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례적으로 낮은 CJ CGV의 신주인수권 시세다. 통상 현재 해당 종목의 시세와 유증 발행가의 격차가 신주인수권의 이론가격이 된다. 현재 CJ CGV의 주가는 7570원이다.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는 5890원이다.

확정 발행가는 1차 발행가와 내달 1일 결정되는 2차 발행가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CJ CGV의 유증 발행가는 5890원을 넘지 않는다. 즉 CJ CGV 10R의 이론가격은 현 시세인 7570원에서 1차 발행가 5890원을 뺀 1680원이 된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신주인수권 가격보다 10배 가량 더 높은 금액이다.

게다가 현재 주가 대로라면 CJ CGV의 확정발행가는 1차 발행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2차 발행가는 내일인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일주일간의 평균 주가에 할인율 25%를 적용해 산출한다. CJ CGV의 주가가 7850원보다 낮아지면 2차 발행가가 1차 발행가인 5890원보다 작아지게 된다.

이미 CJ CGV 주가는 7850원을 밑돌고 있다. CJ CGV 주가가 7500원으로 유지된다면 유증 확정 발행가는 5630원이 되고 신주인수권의 이론가격은 260원이 더 올라 1940원이 된다.

CJ CGV 유증 신주인수권의 시세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은 유상증자 규모가 워낙 커 보통주 1주당 1.4주씩이나 신주인수권이 지급됐을 정도로 물량이 많았던 점이 일차적인 이유로 꼽힌다. 또 장기간 계속되는 주가 하락과 유상증자 결정에 실망한 많은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CJ CGV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도 기존 주주들의 청약률은 불과 3.64%에 그쳤다.

CJ CGV 10R의 시세가 바닥을 기면서 기존 주주들에게는 차익 거래의 기회가 생겼다. 기존에 보유하던 CJ CGV 주식을 매도하고 같은 수량 만큼 신주인수권을 매수하는 것이다. 1차 발행가가 확정 발행가가 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7570원인 CJ CGV 주식을 6055원(=신주인수권 165원+유증 발행가 5890원)에 매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을 통한 차익거래는 기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투자 방식으로, 선물 매도와 신주인수권 매수 조합도 이용한다”라면서 “다만 신주상장예정일인 내달 27일까지는 주식 현물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 변동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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