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동결, 가계부채 완화 고려한 결정"

조성진 기자 2023. 8. 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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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5회연속 동결..."연말까지는 인상에 초점, 3.75%까지 고려"

(지디넷코리아=조성진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면서도 “최종 기준금리를 3.75%까지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차례 연속으로 인상 후 2월부터 이번달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리

“가계부채, 예상보다 더 증가”

이창용 총재는 가계부채 완화에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논하기 위해선 가계부채 증가세를 지켜봐야 한다”며 “금통위는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에 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1천68조원으로 6월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창용 총재는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증가한 상황”이라며 “GDP 대비 부채 총량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에 금융당국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쌓이게 되면 국가 성장 잠재력도 약화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다른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가계부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국내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는 게 한국은행 총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책임”이라고 밝혔다.

“젊은 세대, 저금리 복귀 기대…사실상 어려워

이 총재는 “지금 젊은 세대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처음 경험했기 때문에 다시 예전처럼 저금리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그러나 당분간 대출 이자를 비롯한 금융비용이 지난 10년 수준으로 낮아지는 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우, 부채가 많아지고 재정이 악화되면 M&A를 하거나 주식을 발행하는 등 파산을 막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이 많이 있다”며 “반면 가계부채는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몫”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격차 발생 시 시장 개입”

이창용 총재는 “큰 틀에 봤을 때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커졌다”며 "연준이 지금보다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올리고 장기간 유지할 경우, 한국은행은 여러가지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이슈를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이벤트로 오는 26일 미국의 잭슨홀 미팅과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FOMC)가 예정됐다. 

그는 “당장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란 분위기가 조성되어도 한국은행의 다음 금통위는 10월 19일 예정됐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는 높아진 금리의 영향, 중국의 회복세 약화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양호한 고용상황과 소비 증가세 지속으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유럽연합 지역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부동산 부문 불안,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국내 경기의 경우, 수출은 월별 변동성에도 기조적으로는 감소세가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수요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물가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낮아지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조성진 기자(csjjin2002@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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