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격받던 차량이 교통사고 냈다면, 경찰 책임?…美배심원 판단은
2018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과속하며 달아나던 용의자 차량이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고, 그 차량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피해자의 유족은 사고의 책임이 용의 차량을 추격한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고, 시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배심원단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23일(현지시각) 미국 CBS 등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전날 시 당국이 피해자 투옹 램의 유가족에게 1050만 달러(약 13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램 유족 측 변호인 마이클 디토어는 “경찰 추격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차는 시속 90마일(약 145km)에 달하는 속도로 달렸으며,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절차를 생략한 채 추격을 시작했다”며 “용의자를 쫓던 경찰관이 다른 운전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했다.
시 측은 “세 경찰관이 추격 과정에서 주위 차량들이 듣도록 경고음을 울렸으며, 추격 관련 규정이나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평결이 나온 후 유가족 측 디토어 변호사는 “배심원단이 경찰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시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고안된 시카고 경찰국 자체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분명했다”고 했다.
한편 추격전에서 차량을 몰고 달아나다 사고를 낸 주세프 워포드(37)는 현재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딕슨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그는 사고 직후 살인·음주운전·도난 차량 소지·충돌사고 후 도주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9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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