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중 의식 잃은 동료 모텔에 방치해 사망케한 20대…유죄 확정

法 “피해자 혼자 모텔에 두고 나가 구조 가능성 차단”…금고 8개월

(시사저널=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몸싸움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동료를 모텔로 옮긴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유죄가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와 피해자 B씨는 2020년 10월 부산 서면의 한 술집에서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지인 C씨와 B씨 간 시비가 붙었고 그 과정에서 B씨가 길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B씨는 일어나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갔다. A씨는 그 모습을 약 30분간 지켜보다가 모텔로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옮겼다. B씨는 약 두 시간 뒤 모텔 방에서 후두부 경막외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혼자 내버려 두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119 신고 등 구호조치를 다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A씨 등 일행 4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의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금고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혼자 모텔 방에 두고 그곳을 이탈하면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으므로 모텔 방으로 피해자를 옮겨 타인에 의한 구조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부검감정서에도 '곧바로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면 생존할 확률이 사망 확률보다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혔다.

2심은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A씨에게는 금고 8개월, 나머지 3명에게는 금고 1년~1년2개월로 줄였다.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폭행한 C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따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A씨만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