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로 지적장애 친동생 몸 지진 누나…범행 부인하다 징역 5년

수학 문제 틀렸다며 폭행…도망치자 각목으로도
재판부 "피해자 고통 상상조차 힘들어…평생 후유증"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동생을 온몸을 다리미로 지진 뒤 창고에 가둔 친누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동생을 다리미로 온몸을 지진 뒤 창고에 가둔 친누나 등 그 지인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전주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정재익)은 24일 특수상해, 특수중감금,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5년, 그의 남자 친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커플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 6개월을 내렸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12월 31일까지 A씨의 20대 남동생 B씨를 학대하고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적장애 3급인 B씨에게 공부를 가르쳐준다며 덧셈, 뺄셈, 구구단 등 문제를 틀릴 때마다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의 폭행에 못 이긴 B씨는 두 차례 걸쳐 사회복지시설과 병원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A씨 등은 B씨를 다시 자택으로 끌고 와 각목 등을 이용해 폭행을 계속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에게 "너는 밥도 없고, 물도 마실 수 없다. 너한테 주기 아깝다"며 스팀다리미로 신체 곳곳을 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겨울에 B씨를 약 일주일간 난방기구 없는 창고에 가두기도 했다.

B씨가 심한 화상을 입어 씻지 못하게 되자 '냄새가 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창고 창문을 쇼핑백으로 가리기까지 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동생을 다리미로 온몸을 지진 뒤 창고에 가둔 친누나 등 그 지인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이들의 범행은 창고 안에서 '살려달라'는 B씨의 소리를 들은 이웃이 경찰과 119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구조 당시 B씨는 얇은 가운만 입은 상태였고 온몸엔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B씨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 유족연금 등을 노리고 B씨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씨 등은 조사 과정에서 "B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는 친누나로서 피해자를 보살피고 보호해야 함에도 범행을 주도해 비난 가능성이 다른 피고인들보다 크다"며 "피해자가 당시 받았을 고통은 상상하기조차 힘들고, 수술받더라도 평생 후유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아직 용서할 수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들은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 전후 정황 등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