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23시즌 마지막 구도는, LG와 ‘고기 맛 아는 팀들’
팀 문화, 경기 경험 작용하는 막판 레이스
지붕 튼튼한 홈구장을 사용 중인 프로야구 키움은 안방 경기로는 우천 취소 없이 달린 끝에 정규시즌 종착역을 향해 ‘독주’하고 있다. 이번 주중 3연전을 마치면, 정규시즌 잔여 28경기만을 남겨둔다. 대부분 팀이 40경기 안팎을 더 치러야하는 것을 고려하면, 키움은 잔여 경기 수로는 굉장히 여유 있는 마지막 스케줄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잔여 경기수에 관계없이 각 팀은 심리적 종착역으로 다가서는 시점이다. 곧 9월이고, 프로야구에서 9월은 정규시즌 농사를 마무리 짓는 시간이다.
앞으로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이쯤 되면 팀별 목표는 구체화할 수밖에 없다. 잔여 경기에서 올라갈 수 있는 폭을 계산하며 타깃도 분명히 하게 된다.
정규시즌 정상과 한국시리즈 우승 등 ‘최후의 고지전’은 시즌 중반 이후 독주 체제를 구축한 LG와 5강에 포함된 다른 4팀들과 대결로 좁혀지는 흐름이다. 그런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LG를 추격하는 5강 속 4팀 이력이 흥미롭다.
23일 현재 2위 KT, 3위 SSG, 4위 NC, 5위 두산은 최근 4년간 각각 한 차례씩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KT는 2021시즌, SSG는 2022시즌, NC는 2020시즌, 두산은 2019시즌의 리그 챔피언이었다. 최근 몇년 사이 우승 이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고 보면, ‘구단 문화’라는 게 다시 부각된다. 이를테면 싸울 줄 아는 문화. 흔히 하는 얘기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통념이 올시즌 프로야구에도 대략 녹아들어 있다.
사실 LG는 ‘고기 맛’이 간절한 팀이다. 1994년 통합우승 이후 29년 만에 정상 복귀에 도전하고 있다. LG는 2019년 이후 4년 연속 가을 바람을 맞으며 야구를 했지만, 바람이 조금 더 차가워지는 한국시리즈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면 LG는 올시즌 막판 ‘도전자’ 같지 않은 도전자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우승 이력이 있다는 것은 주요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있고, 그 느낌도 살아있다는 뜻이다. 수치화된 전력 이상으로, 승부처에서 강해질 수도 있다.
SSG는 국내 선수로만 보자면 지난해 ‘와이어투와이어’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있다. KT 또한 2년 전 우승 전력을 거의 그대로 쥐고 있다. NC는 2020년 우승 뒤 지난해 대행 체제를 거쳐 이동욱 감독에서 강인권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뀌어 있다. 우승 전력에서 포수 양의지(두산)가 빠진 가운데 손아섭, 박건우 등 새로운 간판들이 가세해 있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2019년 우승 당시와 비교하자면 리더십 색채에서부터 변화의 시기로 접어든 팀이다. 다만 허경민, 정수빈 그리고 4년 만에 유턴한 양의지 등 구단 황금기를 만든 멤버들이 여전히 주축으로 있어 단기전에서는 현재와 과거가 혼재된 절묘한 힘을 낼 수도 있다.
LG 또한 구단 우승 역사를 쓴지는 오래됐지만, 박해민, 김현수 등 우승을 아는 선수들이 주축에 있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 김현수는 두산 시절 정상을 경험했다. 이들은 선수들을 리드하는 자리에 있다. 큰 경기로 갈수록 ‘경험’이 화두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현재 LG는 2위 KT와도 6.5게임차 간격을 둔 비교적 여유 있는 선두다. LG가 크게 흔들리는 일만 없다면 쫓아오는 팀만의 힘으로는 역전이 힘든 거리다. 그러나 KBO리그 마지막 승부는 5강에 들어가는 구단 모두가 기회를 갖는 톡특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분명한 것은, 최근 몇년 사이 뭔가 보여준 적이 있는, ‘한방’ 있는 팀들이 5강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LG로서는 더욱더 세밀히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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