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기념사업회 "정율성 정계 설전은 '지나친 이념 논쟁'"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정율성기념사업회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두고 정치계가 벌이는 설전을 '지나친 이념 논쟁'으로 일축했다.
정율성기념사업회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정율성 선생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집안이었다"며 "일제강점기시대 고난을 겪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큰 형인 정효룡은 국가로부터 건국애족장, 누나 정봉은의 남편인 박건운과 외숙모 김필례 여사는 건국훈장독립장을 받았다. 그의 큰 외숙인 최흥종 목사는 전남건국준비위원장, 작은 외숙인 최영욱은 미군정시 전남지사를 역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선생은 중국에서 유명 음악가가 됐지만 1945년 8·15 해방이 되자 고향을 그리워하며 한국인 20여만명과 함께 들어오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남북이 가로막혀 광주에 돌아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에도 6·25 발발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중국에서 3대 음악가로 성장해 조선족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됐다"며 "360여곡을 작곡하고 중국 100인 영웅칭호를 받기도 한 인물은 한국과 중국간 교류에 훌륭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앞으로도 한중간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정율성 선생의 생가가 필요하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나친 이념 논쟁을 벌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20여년이나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하루 아침에 중단하는 것은 한중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항일운동가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때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이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36년 '오월의 노래(1936년)'를 시작으로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1939년)' 등을 작곡했다.
1945년 광복 뒤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구락부장·협주단장으로 활동하며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6·25전쟁 시기엔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으며, 1956년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2일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정율성은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으로,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세금으로 기념하려는 광주시 계획에 우려하며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항일운동 음악가로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정율성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다. 시진핑 주석도 한중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김구선생과 정율성을 꼽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다시 "호남에 정말 기념할 인물이 없느냐. 6·25 때 학도병들을 비롯한 육탄 10용사 등 5명이 호남 출신인데, 이런 기념할 영웅들을 두고 하필 공산당 나팔수의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것이냐"라고 재반박했다.
이후 강 시장은 "정율성 선생 친가와 외가 모두 호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 집안"이라면서 "그의 외삼촌 오방 최흥종 목사는 광주YMCA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근대 교육과 의료와 돌봄을 실천한 광주의 정신이다"며 반박을 이어갔다.
이어 "정율성 선생에 대해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논의하는 도시 광주,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면서 "광주가 정율성 동요제를 이어온 것이 18년째이고 정율성 공원은 6년 전 조성이 계획돼 48억원의 예산 집행이 끝나 올 연말 완성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50억원을 투자한 밀양의 김원봉 의열기념공원, 123억원을 투자한 통영의 윤이상 기념공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 기념관과 공원도 문을 닫아야 하느냐"면서 "보훈부는 정율성 논란을 멈추고 평가와 공과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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