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신림동 성폭행 살인' 현장 찾아 추모…"안전한 세상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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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와 시민들이 신림동 공원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 폭력을 방치한 국가를 규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91개 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관악산 생태공원 앞에서 피해자 추모식 및 집회를 열고 "고인을 기억하고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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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성단체와 시민들이 신림동 공원 여성 살해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 폭력을 방치한 국가를 규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91개 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관악산 생태공원 앞에서 피해자 추모식 및 집회를 열고 "고인을 기억하고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엔 150여명의 여성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이들은 '성평등해야 안전하다'는 팻말을 들고 섰다.
지난 17일 신림동 공원 둘레길에서 성폭행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최윤종(남·30)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했다.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그 사건이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숲길을 걷고 출근하고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다"며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여성들의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대답 없는 물음들이 여기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한선희 천주교 성폭력 상담소 활동가는 "직장과 집을 오가며 소소한 행복이 있는 일상을 살았을 평범한 한 여성이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장소에서 폭력과 살해의 대상이 됐다"며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는, 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고인의 직장 지인들도 참석했다. 지인 A씨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후배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썼던 친구라서 더 가슴이 아프다"며 "자리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지인 B씨도 "함께 웃고 운동했던 우리 동생이 끔찍한 피해의 대상이 됐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며 "유가족분들이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는 발언과 댓글들로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10시34분쯤 살인 사건 범죄 현장을 찾아 피해자를 추모했다. 현장에 선 지인들은 무너졌고 조화를 챙겨온 시민들은 헌화했다. 이들은 낮 12시까지 신림역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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