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거역하면 죽음뿐?…독극물·추락사 의문의 죽음 행렬

정윤영 기자 2023. 8. 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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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무장반란 2개월 만에 의문사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6일 크라스노다르에서 전사한 용병의 묘지를 떠나고 있다. 프리고진은 23일(현지시간) 무장 반란 두달 만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트베리 지역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2023.8.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숨진 가운데, 블라디르 푸틴 대통령에 의해 의문사하거나 죽음의 문턱을 밟은 인물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 '무장반란' 프리고진, 2개월 만에 전용기 추락사

프리고진(62)은 지난 6월23일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소재 바그너 그룹 캠프를 공격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 수뇌부에 대한 처벌을 요구,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약 1000㎞ 거리를 하루 만에 진격했는데, 24시간을 채우지 못했고 벨라루스의 중재 속 돌연 철수했다. 러시아 정부 역시 바그너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겠다면서 최악의 유혈 사태는 피했다.

무장 반란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했는데, 이후 그의 행방은 묘연해 한때 실종설부터 암살설까지 돌기도했다. 그러다 그는 이번 주 바그너그룹이 정찰과 수색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반란 이후 처음으로 영상을 게재, 생존 신고를 했다.

하지만 프리고진의 운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이날 트베리주에서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항공기가 추락했다며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지휘관인 드미트리 우트킨 등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지 만 2개월 만이다.

◇ 푸틴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독극물에 의식불명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층 비리 의혹을 폭로해 오다 2020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호소했다.

그는 20일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지만 해외에서 머물며 치료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나발니에게서 과거 소련이 개발한 노비초크 계열 화학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암살 시도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기 및 법정 모독 등 혐의로 11년6개월형을 복역 중인 나발니는 극단주의 조직을 만들고 관련 활동에 자금을 댔다는 혐의로 최근 19년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기도 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야당 정치인의 살해 5주기 기념식 및 헌법 개정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2020.0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전직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 미수

2018년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미수사건은 영국과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영국 남부 솔즈베리에서는 전직 러시아 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가 독성물질에 노출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은 이들 부녀가 옛 소련이 개발·사용한 신경작용제 '노비초크'가 공격에 쓰였다며,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비초크에 중독됐던 세르게이 부녀는 모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회복했고, 영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반전 정치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암살미수

카라-무르자는 러시아에서 반정부 활동을 벌여온 언론인이다. 그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독극물 공격으로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구사일생했다.

카라-무르자는 푸틴의 정적으로 여겨진 야당의 지도자이자 2015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암살된 보리스 넴초프의 최측근인데, 지난해에는 유럽평의회가 시상하는 인권상인 하벨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카라-무르자는 지난해 4월 자택에서 체포된 뒤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언론 탄압과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반정부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가 반역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를 인용해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 우크라 대선 후보였던 빅토르 유셴코, 다이옥신 독극물 테러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을 지낸 빅토르 유셴코(2005~2010년 재임)는 야당 지도자였던 2004년 독극물 다이옥신 테러를 당했다.

그는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우크라이나 보안국 관리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독극물에 중독됐는데, 당시 그의 체내엔 기준치보다 1000배 높은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유셴코의 얼굴은 변형됐고 그 여파로 수십 차례 수술을 받아야했다.

◇ 러시아 기업인 잇따라 의문사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는 기업인들이 돌연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은 모스크바에 위치한 병원에서 추락해 숨지는가 하면, 가스프롬 고위 관리자 알렉산드르 튜라코프는 차고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가스프롬의 투자를 담당했던 레오니드 슐만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비보그스키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가스프롬 자회사 가스프롬방크 전 부사장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는 아내와 딸과 함께 모스크바 소재 아파트에서 숨졌다.

이밖에도 △러시아 에너지 기업 노바텍의 임원이었던 세르게이 프로토세냐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왓포드 △러시아 사업가 바실리 멜니코브가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11월 라빌 마가노프 루크오일 회장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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