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 투 더 문’ 기상악화로 하루 연기…달 착륙선 27일 발사
H-2A 로켓 탑재…4~6개월 뒤 월면 착륙
예정 지점 100m 이내 ‘정밀 착지’ 목표
인도의 무인 달 착륙선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월면 남극 착지에 성공한 가운데 일본은 오는 27일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 당초 오는 26일이었던 발사 예정일이 기상 악화 때문에 하루 늦춰졌다.
일본 달 착륙선의 궁극적인 목표는 월면 착지 예정 지점에서 100m 이상 떨어지지 않고 최대한 정확히 내려앉는 것이다. 달 착륙선을 높은 정밀도로 유도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손에 넣겠다는 것이다.
24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전 9시30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무인 달 착륙선 ‘슬림(SLIM)’이 H-2A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애초 발사 일정은 이보다 하루 이른 26일이었다. 하지만 JAXA가 이날 오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날씨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발사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예비 발사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이다.
발사가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슬림은 지구와 달, 태양 중력을 이용해 먼 우주까지 튕기듯 떠났다가 달 근처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궤도를 탈 예정이다. 짧게는 나흘이면 달에 갈 수 있는 달 직행 궤도보다는 오래 걸리지만, 추진용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경제적인 비행 방법이다.
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도 이런 비행 방법을 채택했다. 발사된 지 약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달 상공에 도착했다.
슬림은 발사 시점을 기준으로 3~4개월 뒤 달 궤도에 도착하고, 4~6개월 뒤에는 달 착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JAXA는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슬림은 이르면 올해 12월, 늦으면 내년 2월쯤 달에 착지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슬림 중량은 200㎏이다. 추진용 연료를 모두 실었을 때도 최대 730㎏이다. 가로와 세로, 높이는 각각 2.4m와 1.7m, 2.7m다. 비교적 소형 착륙선이다. 지난 23일 인도의 우주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서 분리돼 월면에 내린 달 착륙선 ‘비크람’은 추진 모듈을 떼어내도 중량이 1.7t에 이르렀다.
JAXA가 슬림에서 달성하려는 우선 목표는 월면에 충돌 없이 사뿐히 내려앉는 ‘연착륙’이다. 착륙 예정 지점은 달 앞면의 남위 13도 ‘시오리 충돌구’이다.
JAXA가 연착륙을 우선적인 목표로 꼽은 건 월면에 착륙을 시도하던 탐사선들이 통제 불능에 빠져 지상으로 곤두박칠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러시아의 ‘루나25호’, 지난 4월 일본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가 쏜 ‘하루토-R 미션1’도 달에 충돌하면서 임무 수행이 좌절됐다.
달은 지구 중력의 6분의 1이어서 세심한 역추진 기술이 필요하다. 게다가 초고온과 초저온 등이 오가는 극한 환경이어서 탐사선에 예기치 못한 기계적인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JAXA가 연착륙 다음으로 얻으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착륙 예정 지점 100m 안에 내려앉는 ‘정밀 착지’다. 달은 지형이 험한 데다 착륙 이후 수행해야 할 과학적인 탐사 때문에 예정된 지점에 최대한 정확히 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런 기술을 손에 넣겠다는 게 JAXA의 목표다.
이를 위해 JAXA는 슬림 안에 자신이 내릴 자리를 정확히 찾을 수 있는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착륙용 레이더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 항법용 카메라를 달았다. 특히 영상처리 알고리즘 기술도 개발했다. 슬림의 동체에 탑재된 컴퓨터 능력을 ‘정밀한 착륙’에 최대한 집중시킬 수 있도록 했다.
JAXA는 “H-2A 로켓의 발사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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