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해외직구 가장해 돈 세탁, 82억 해외로"…꿀알바 유혹에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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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수익을 세탁해서 해외로 송금까지 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의 범죄수익으로 상품권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돈을 세탁해 해외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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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발급되는 사업자 계좌 범행에 이용…수사망 교묘히 피해
(서울=뉴스1) 이기범 원태성 기자 =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수익을 세탁해서 해외로 송금까지 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저금리 금융권대출 알선이나 수수료를 대가로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원들에게 협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해외로 넘어간 피해금은 82억원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전자금융거래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일당 65명을 검거하고 이 중 22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의 범죄수익으로 상품권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돈을 세탁해 해외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백화점 상품권을 사서 거래실적을 높이면 저리의 금융권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 등의 미끼 광고로 수금책을 모집했다.
조직원들은 모집한 수금책들에게 사업자등록을 지시, 은행에서 결제 한도 금액이 최대한 높은 사업자 계좌 개설을 통해 상품권을 구매해 중간 수금책에게 전달하게 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최소 7일 걸리는 법인 설립 방식 대신 하루 만에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다는 점을 노려 사업자 계좌를 범행에 주로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수금책 정모씨(46) 등 39명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피싱 조직원으로부터 24억원을 이체받아 전국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상품권을 구매해 중간 수금책에 이체했다.
중간 수금책 박모씨(41) 등 13명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에 상품권 매매소 5개를 차려 피해금 30억원을 공범들의 계좌로 반복 이체해 세탁한 뒤 송금책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상품권을 사고판 것처럼 가짜 거래명세표를 만들어 금융당국의 계좌 지급정지나 수사당국의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송금책 이모(33)씨 등 1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중구 명동에 해외직구 대행 사무실을 차려 전국 중간 수금책이 세탁한 피해금 82억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의 해외 계좌로 송금하고 수수료 약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 같은 범행 과정에서 간편 사업자등록 제도를 이용해 쉽게 무제한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범행에 이용하는 수법이 확인됐다. 한번에 1억200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또 수금 및 해외 송금 과정에서 상품권 구매를 가장하거나 해외직구 대행을 가장한 방식도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신종수법에 대해 국세청·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내용을 공유,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심우송 금융범죄수사대 금융1계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고액 알바나 대출 미끼로 일반 시민들까지 범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범죄 조직에 포섭될 경우 공범으로 중하게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대출이나 구직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비상식적인 절차를 요구받았다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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