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은 두번째 비행기 탔다, 살아있다” 소셜미디어 음모론 확산

김동현 기자 2023. 8. 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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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의문사와 관련된 음모론 게시글. "프리고진이 살아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붉은색 '지옥' 같은 배경에 프리고진을 합성한 영상이 올라왔다./X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 시각)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프리고진의 죽음은 위장됐다”는 등의 음모론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프리고진이 죽음을 가장하려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거나, “프리고진의 죽음엔 미국의 책임이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가 각국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를 떠난 두 대의 비행기 중 프리고진은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한다.

23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의문사와 관련된 음모론 게시글. 신원을 알 수 없는 덥수룩한 수염과 선글라스 차림의 군인이 프리고진이이고, 그가 "리비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주장이다./X

실제로 이날 X(옛 트위터)에는 “프리고진이 살아있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붉은색 ‘지옥’ 같은 배경에 프리고진을 합성한 영상이 등장하거나, 신원을 알 수 없는 덥수룩한 수염과 선글라스 차림의 군인이 프리고진이라는 등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혀 연관이 없는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공유하고는 “프리고진은 살아있다”는 등 이번 의문사 사건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변질되는 분위기도 포착되고 있다.

NYT는 “프리고진의 의문사를 둘러싼 불투명한 상황이 오정보(misinformation)가 확산하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그가 가짜 뉴스를 통한 여론조작의 선구자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여론 조작 기관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조종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았던바 있다.

23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의문사와 관련된 음모론 게시글. 사건과 연관이 없는 할리우드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년 개봉)의 한 장면과 함께 "프리고진은 살아 있다. 그가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사진이 공개됐다"고 적혀 있다./X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현재까지 확인된 건 프리고진이 추락한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있다는 것뿐, 실제 탑승 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고리 수슈코는 X에 “프리고진의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프리고진의 오른팔 드미트리 우트킨이 그와 같은 비행기에 탔다는 점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우트킨은 지난 6월 바그너그룹이 일으킨 반란 사태의 주역이었다.

일각에선 프리고진이 러시아 당국의 시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꾸민 자작극이란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하일 트로이츠키 매디슨 위스콘신대학 교수는 “자작극일 확률은 희박하다”며 “러시아 내 권력투쟁이 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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