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때도 AI와 대국… “그가 준비하면 막을 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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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의 간판 신진서(23) 9단이 세계 최고의 바둑 대회인 응씨배 정상에 올라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신 9단의 우승 뒤 바둑계에선 "신진서가 제대로 준비하면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9단은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강호 셰커(23) 9단에게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고,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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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우승 비하인드 스토리
AI수법 잘이해 ‘신공지능’ 별명
모의실전으로 셰커 철저 분석
틈만나면 헬스장서 체력단련도
“항저우 AG 금메달 2개 목표”
한국 바둑의 간판 신진서(23) 9단이 세계 최고의 바둑 대회인 응씨배 정상에 올라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신 9단의 우승 뒤 바둑계에선 “신진서가 제대로 준비하면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9단은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강호 셰커(23) 9단에게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고,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신 9단은 LG배(2회), 삼성화재, 춘란배(이상 1회) 우승에 이어 이번에 5번째 메이저 왕관을 썼다. 신 9단은 2국 대결에 대해 “중반에 매우 좋다고 생각했는데 느슨하게 두면서 미세해졌다. 셰커가 중앙에 손을 빼면서 (상대) 대마를 추궁하게 됐는데 그때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응씨배를 앞두고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신 9단이 부진했기 때문. 지난 6월 란커배 결승에서 구쯔하오(중국) 9단에게 역전패했고, 7월 국수산맥 결승과 몽백합배에선 16강전에서 낙마했다.
자존심이 상한 신 9단은 이를 악물었다. 7월 이후 모든 일정을 응씨배에 맞췄다. 모의실전으로 결승 대국 상대인 셰커를 철저히 분석했다. 신 9단은 평소 큰 대회를 앞두고도 인터뷰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번엔 모든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만큼 각오가 대단했다. 지난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바둑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선 “세계대회에서 한두 판 졌다고 해서 제 실력이 어디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9단은 대회가 열리는 중국 현지로 건너간 뒤 밥 먹는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바둑 인공지능(AI)과 연습 대국을 치렀다. 신 9단은 AI 수법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해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체력 관리에도 신경 썼다. 바둑은 한 번 대국에 돌입하면 몇 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기에 체력 소모가 적지 않다. 체력이 곧 실력이다. 숙소 호텔에서 틈만 나면 헬스장으로 달려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현지에서 신 9단을 지켜본 한국기원 관계자는 “신 9단이 정말, 이를 악물고 대회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신 9단은 한 달 뒤 개막하는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2관왕을 노린다. 이번 우승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 9단은 응씨배를 마친 후 “큰 짐을 덜었으니 아시안게임을 위해 좀 더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2개”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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