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중국 ‘몰빵’[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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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막아온 빗장을 치우면서 국내 유통·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장밋빛 꿈을 꾸기 시작했다.
관광업계야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과거 도로를 무질서하게 점령한 중국 관광버스, 상품 포장지를 공항 바닥에 투기하던 중국 관광객, 중국 자본이 들어간 식당·호텔·쇼핑센터 등만 이용하는 이른바 저가 '가두리' 관광, 관광산업을 무기화한 중국 정부의 오만함 등을 지켜본 다수 국민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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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막아온 빗장을 치우면서 국내 유통·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장밋빛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백화점, 호텔, 면세, 여행업계가 대규모 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중국 관광객들을 맞이할 시스템을 발 빠르게 보완해 나가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중국 관광객 관련주들이 껑충 뛰어올랐다. 서울시는 특별 환대주간을 운영하고, 제주도는 이참에 중국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관광객이 100만 명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0.08%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추산까지 나온 터라 곳곳에서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비교적 차분하다. 관광업계야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과거 도로를 무질서하게 점령한 중국 관광버스, 상품 포장지를 공항 바닥에 투기하던 중국 관광객, 중국 자본이 들어간 식당·호텔·쇼핑센터 등만 이용하는 이른바 저가 ‘가두리’ 관광, 관광산업을 무기화한 중국 정부의 오만함 등을 지켜본 다수 국민은 걱정이 앞선다.
외신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예전만큼 대규모로 해외여행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앞다퉈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주 “중국인 스스로 해외에서 환대를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데다, 침체해 있는 경제로 인해 중국의 해외 관광 재개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중국인의 소비 습관이 국내 소비로 바뀌었다”면서 “중국인 관광 효과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의 우려대로 부동산발 경제 위기가 현실로 닥친다면 장밋빛 꿈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참에 우리도 중국 관광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저가·저질의 덤핑 상품을 남발해 국가 이미지만 실추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국격에 맞게끔 질서와 계획이 있는 관광 정책을 통해 중국 손님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미·중 갈등과 애국주의가 충만했던 시진핑(習近平) 시대 10년의 교훈이 있다면 당장 눈앞에 이득이 보인다고 중국에 이른바 ‘몰빵’하는 전략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디폴트, 치솟는 청년 실업률, 경제성장률 저하 등 복합적 경제 위기 절벽에 내몰린 중국 정부가 관광의 문을 다시 열고 외국 기업을 중국인들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에 대해선 아직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한국은 중국과 멀어진 사이 중국의 갑질에도 버틸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줬다. 중국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한국 기업들은 인도, 베트남 등에 새 거점을 마련하고 탈(脫)중국의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한때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다수 ‘메이드인코리아’가 중국 정부의 반(反)시장주의적 한한령(限韓令)에 희생됐다. 그 대신 우리 기업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얻었다. 중국이 마지못해 제시한 손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황송할 일도 아니다. 우리만 모르는 우리의 역량을 믿고 냉철하게 중국을 상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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