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희비…'타자' 오타니는 44호 홈런, '투수' 오타니는 조기 강판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타석에서 다시 한번 괴력을 뽐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팔 피로 증세로 조기 강판됐다.

24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와 더블헤더 1차전. 오타니는 이날 선발 투수 겸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큼지막한 아치를 그렸다.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앤드루 애벗의 초구 시속 150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짜리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19일 탬파베이전 이후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44호 홈런이다. 오타니는 43홈런을 기록 중인 맷 올슨(애틀란타)을 제치고 MLB 전체 홈런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오타니는 홈런 2개를 추가하면 2021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6개와 타이를 이룬다. 2000년 트로이 글로스가 세운 구단 역사상 최다인 47개에도 바짝 다가가게 된다. 

팔 피로 증세로 조기 강판되는 오타니. 연합뉴스

하지만 '투수' 오타니는 1⅓이닝(무실점)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와 아쉬움을 남겼다. 2회 1사 1루에서 강판된 오타니는 3회 타석에서도 대타로 교체됐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조기 강판이다. 오타니는 지난 4일 시애틀전에서 손가락 경련으로 4이닝만 소화한 바 있다. 

피로가 쌓인 탓에 구속도 감소했다. MLB닷컴은 "오타니의 시즌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96.9마일(약 156km)인데, 이날은 93.1마일(약 150km)까지 떨어졌다"면서 "스위퍼와 스플리터, 커브 등 다른 구종의 구속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에인절스는 신시내티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4 대 9로 패했다. 61승 66패 승률 4할8푼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뒤이어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는데, 오타니는 다행히 정상적으로 출격했다.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의 컨디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경기 전부터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 주말 선발 투수를 물어봤는데 미정이라고 답했다"면서 "오타니가 내려온 뒤 (선발 투수인) 앤더슨이 나왔다. 에인절스는 경기 전부터 오타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짚었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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