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만 잘해도 월 900만원 법니다”...김과장 퇴근길에 찍고 간 곳은 [매부리레터]
고시원으로 몰려드는 2030
“상가·오피스텔보다 수익률 높아”
소방법 강화에 신설 비용 커지면서
“고시원 매물 없나요” 문의 빗발
월세 급등과 전세사기 공포 확산에 2030 1인가구들이 고시원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1인가구는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저금리의 전세대출을 활용해 신축 오피스텔이나 투룸 이상의 신축 빌라를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가 확산된데다 고금리로 월세는 급등하면서 저렴한 고시원으로 몰리는 것입니다.
고시원 수요가 치솟으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고시원 투잡’이 열풍입니다. 상가는 공실 확산과 고금리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사용하면 주택수로 잡히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잘만 운영하면 20% 수익률을 올릴수 있다”는 고시원이 ‘틈새 상품’으로 떠오르는 것입니다.
진짜일까요. 서울 사당과 강남에서 고시원 2곳을 운영중인 사장님 A씨를 만나 고시원 재테크 포인트를 들어봤습니다. A씨는 현재 직장에 재직중입니다. 맞벌이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생각하에 ‘투잡’의 대상으로 고시원을 선정하고 ‘열공’ 끝에 올해 두곳의 고시원을 인수해 “대기업 연봉만큼”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고시원 누가 이용하나요
▷신촌과 강남이 수요가 많고요. 프리미엄 고시원은 60~70만원해요. 70만원이 비싼거 같지만, 오피스텔 60만원해도 관리비하면 20~30만원 더드니까 프리미엄 고시원이 생기고 있고 잘되고 있고요. 미니룸(방만 있는 곳)은 가성비 찾는 사람들이 이용하죠. 새벽까지 알바를 하는 청년들은 평일에는 고시원에서 잠만자고 주말에는 집에 가고요. 강남에 이러한 라이더들이 고시원을 많이 이용해요. 고령자들이 많이 찾는 고시원은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분들이죠. 쪽방이 많이 없어졌잖아요. 이런분들은 (정부에서)주거급여가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월세 밀릴 일이 없어요.
-그러면 모든 고시원이 다 잘되나요
▷고시원도 100%입지입니다. 강남, 신촌은 계속 빈방 문의와요. 신림 이런데는 경쟁도 치열하고 고시생도 많이 줄었고요. 인천은 빌라나 원룸이 싸요. 월세가 싼 곳은 고시원이 잘 안되요. 싼 원룸이나 빌라가 많으니까요. 이런 곳은 고시원 수익나기가 힘들어요.
-청년들은 고시원말고 원룸 살고 싶어하지 않나요? 정부가 제공하는 청년주택도 있고요.
▷청년주택 들어가기 엄청 힘들어요. 경쟁률 보세요. 또 원룸은 보통 1년, 2년계약이잖아요. 그런데 장기로 계약하길 원치 않는 청년들이 많아요.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우선 3개월만 살아보고 독립을 결정한다든가 할때는 고시원을 이용하죠. 외국인 유학생들도 고시원을 많이 이용하고요.
-원래부터 고시원 투자에 관심이 있었나요
▷경매도 해보고 갭투자도 해봤는데 수익률이 낮잖아요. 내가 이걸 버텨서 금리 하락기에 시세차익 얻을수 있다 싶으면 하겠는데 그게 어려워보이더라고요. 요즘처럼 고금리에는 상가만 하더라도 잘나오면 3%인데 이것도 잘되는 곳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고시원은 방 관리 잘하면 20~30% 수익률이 가능하더라고요. 물론 (관리하는)제 시간과 노동이 들어갈테지만요.
-무인 스터디카페나,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창업은 생각 안해보셨나요
▷이런곳은 가게가 너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잘되는 곳이 있으면 그 옆에 똑같은게 바로 생겨요. 또 시설투자비가 많이 들고요. 스터디카페는 인테리어비용만으로 몇천만원, 많게는 억씩 나오잖아요. 그런데 고시원은 그런게 없어요. 입지 좋은 곳 인수해서 화장실하고 부엌 정도 리모델링했고요. 최근에는 소방법이 강화돼서 고시원을 신규개설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요.
▷코로나때 진짜 고시원이 힘들어서 그때 저가로 매물을 던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인수하신분들은 지금은 대박 수익률을 보고 계시고요. 저처럼 후발주자로 뛰어든 사람은 정직한 수익률을 보고 있는거죠.
▷고시원이야말로 거의 ‘반 오토’, 혹은 ‘오토’로 가능해요. 결국 관리만 잘되면 되거든요. 물론 사람 상대하는거니까 사람 스트레스는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청소 잘하고, 화장실 깨끗하고, 부엌 잘 정리해놓으면 큰 탈 없어요.
올해 초 서울에서 고시원을 인수해 운영을 시작한 이 사장님은 최근에 강남에도 한 곳을 더 인수해 고시원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30대의 젊은 나이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시원 투자가 각광받으면서 부동산에서 “고시원 매물 내놓을 생각 없냐”는 문의 전화가 많아졌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월세 100만원 시대, 1인가구의 대표 주거 공간으로 고시원의 인기가 계속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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