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을 뛰어넘는 '팀 융화'…돌아온 20승 투수 "효자는 집에 돌아온다" 약속 지켰다

이종서 2023. 8. 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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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복덩이입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완벽했다. 4회까지 무안타였다. 제구력도 좋고,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었다. 선발 투수라면 6이닝 정도를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알칸타라는 항상 6이닝 이상 막아주는 선수다. 어제(22일)에는 7이닝을 막아줬으니 필승조도 아낄 수 있었다"며 "스태프 입장에서는 이닝이터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있으면 고맙다. 정말 고생을 많이 해준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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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알칸타라가 직선타를 처리한 후 더그아웃을 향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22/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알칸타라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22/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주 복덩이입니다."

라울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20승을 거두며 다승 1위와 함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에서 정점을 찍은 그는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면서 일본 무대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확실하게 선발에 정착하지 못한 채 2시즌 동안 63경기 4승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남겼고, 2022년 시즌을 마치고 방출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알칸타라는 다시 두산으로 왔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올 시즌 알칸타라는 23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7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 부담까지 덜어줬다.

지난 22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알칸타라는 7이닝 3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를 따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완벽했다. 4회까지 무안타였다. 제구력도 좋고,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었다. 선발 투수라면 6이닝 정도를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알칸타라는 항상 6이닝 이상 막아주는 선수다. 어제(22일)에는 7이닝을 막아줬으니 필승조도 아낄 수 있었다"며 "스태프 입장에서는 이닝이터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있으면 고맙다. 정말 고생을 많이 해준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의 기량 뿐 아니라 '마운드'에서의 책임감도 사령탑을 웃게 했다. 이날 알칸타라의 투구수는 101개.

4일 휴식 후 27일 잠실 SSG전에 등판이 예정돼 있어 100개 이내로 투구수를 계획했다. 7회 2사까지 던진 공은 99개. 권명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교체 의사를 물어봤지만, 알칸타라는 이닝을 끝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성적도 좋지만, 성실하다. 바꿔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이닝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라며 "복덩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알칸타라 역시 경기를 마친 뒤 "7회까지 채운 뒤 내려오고 싶었다. 일요일에도 등판이 예정돼있어 100개 이내에서 등판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101개로 딱 1개 초과했기 때문에 괜찮다. 일요일까지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말을 남겼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알칸타라가 장승현에게 공을 돌리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22/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알칸타라가 7회초 2사 1루에서 KT 김준태를 땅볼로 잡고 장승현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8.15/

알칸타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이 성사되자 자신의 SNS에 '사람은 항상 좋았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글을 올렸다.

알칸타라는 "스페인어 속담에 '효자는 항상 집으로 온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두산의 아들이다. 효자로 남고 싶다"라며 "이제 얌전히 집에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칸타라는 '효자' 이야기에 이 감독은 "충분하다. 일단 성적을 떠나서 팀 케미나 훈련하는 태도, 성실성 모든 게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한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왜 기분이 좋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한 팀이 된 거 같다"고 했다.

일본에 힘들었던 경험도 두산에서 도움이 됐다. 현역 시절 일본 무대에서도 뛰었던 이 감독은 "KBO리그는 야구가 재미있다.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부드럽다. 한국에서 뛰었다가 일본에 갔다가 다시 왔으니 이방인이라는 생각보다는 본인이 원래 있던 팀처럼 좋은 팀 케미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다른 기대는 없다.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만 거르지 않으면 좋은 성적은 보장돼 있다. 몸 관리만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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