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에 '초콜릿범벅 女'…"역겨워" 伊 리조트 간 가족 '경악'

/사진=ANSA(안사) 통신

이탈리아 한 리조트에서 온몸이 초콜릿으로 뒤덮인 비키니 차림의 여성 조각상이 뷔페 테이블에 올려져 있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해당 리조트는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사과했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매체인 ANSA(안사) 통신 등에 따르면 밀라노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하는 페데리코 마치에리가 지난 15일 사르데냐섬 북쪽의 4성급 리조트 보이 콜론나 발레제에 휴가차 방문한 곳에서 일이 벌어졌다.

그는 14살 딸과 함께 리조트 수영장 옆에 있는 디저트 뷔페에 갔다가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온몸에 초콜릿을 뒤집어쓴 채 테이블 위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마치에리는 "딸이 '아빠, 정말 역겨워요. 여긴 여자가 뭔가를 이룰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보고 불쾌감을 느낀 마치에리는 즉시 리조트 측에 항의했다. 마치에리가 리조트 측에 "이 여성 신체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리조트 측은 "실제 여성이 아닌 초콜릿 조각상"이라고 답했다.

마치에리는 사진을 찍어 SNS(소셜)에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장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알피토우르(리조트가 속한 그룹)의 관리자들은 여성의 몸을 이렇게 표현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거냐"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리조트는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홍보하면서 여성의 몸을 타인의 눈을 만족시키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이후 사르데냐섬 지역 언론을 통해 최초 보도됐고, 23일에는 전국 현지 매체에서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에 SNS 등을 중심으로 여성 신체를 대상화했다는 등 비판 여론이 들끓자 리조트 측은 뒤늦게 사과했다.

리조트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우리가 지지하는 가치 이외의 다른 가치를 대변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해결하고, 고객들이 어떤 식으로든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리조트 측의 이같은 대응도 논란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 기업의 부사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에피소드를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정의했다. "여성 신체를 대상화한 끔찍한 사진", "성을 상품화했다"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