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로 출·퇴근 허용?…강원 모 공공의료원장 사적 유용 '논란'

핵심요약

A 원장 평소 관용차량 운전해 출퇴근
노조 등 출퇴근을 업무로 보기는 어려워
A 원장 "응급 상황 발생 감안해 사용" 주장
강원도 "사실관계 확인한 뒤 조치할 것"

강원도 모 공공의료원에서 원장이 관용차량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전영래 기자

강원도 모 공공의료원에서 원장이 관용차량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공공의료원 A 원장은 지난해 7월 공모를 통해 임명된 이후 1년이 넘도록 관용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운전기사가 따로 없어 A 원장은 평소 관용차를 직접 운전해 출근하고 퇴근 시에도 관용차량을 몰고 귀가해 자택에 두고 있다.

금요일 퇴근 시 관용차를 이용할 경우 주말 내내 자택에 차를 두면서 관용차가 업무시간 외에는 주로 원장 자택에 세워져 있는 셈이다. 병원과 자택과의 거리는 왕복 12km 가량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공용차량 관리·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용차량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고, 업무용차량으로 출퇴근을 하는 등 공무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취재진이 해당 의료원에서 받은 차량관리규정에도 '의료원 업무 외에 사적인 일로 차량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출퇴근에 이용하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운행 후 작성해야 할 차량운행일지도 매일 쓰지 않는 등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의료원 노조에서는 '출퇴근이 업무에 포함되는 것이냐'며 차량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원 측은 도내 타 의료원과 달리 인근에 관사도 없고 자택도 다소 거리가 있어 출퇴근 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A 원장이 흉부외과 진료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야간 등 응급 상황을 대비해 관용차량을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직원들은 "이전 원장의 경우 출퇴근 시 관용차량을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병원 측에서는 여러 상황 등을 감안한 배려라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혈세가 들어가는 공공병원으로써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주말에도 관용차량을 자택에 두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 원장은 "병원에 관사도 없고 특히 다른 지역의 원장들과는 달리 평소 진료까지 보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다보니 실제 응급을 다투는 상황도 한 달에 몇 번씩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해 관용차량을 이용하고 있다"며 "출퇴근과 출장에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 주말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도내에는 모두 5곳의 공공의료원이 운영되고 있다. 취재진이 관사가 없는 다른 지역의 의료원을 확인한 결과 A 원장처럼 관용차를 출퇴근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나머지 의료원들 역시 대부분 출장 등의 업무적인 용도로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출퇴근 시 관용차량을 이용하는 것을 업무적인 용도라고 보기는 어려워 차량관리규정을 어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도에서 의료원을 관리·감독하는 만큼 해당 의료원의 상황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뒤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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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jgam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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