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최수영 “母 마지막회 보고 엄청 울어…전혜진 만난 건 행운”[EN:인터뷰①]

황혜진 2023. 8. 24. 11: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최수영이 "전혜진 선배님을 만난 것은 너무 큰 행운"이라고 밝혔다.

8월 22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극본 민선애/연출 이민우)은 철부지 엄마 김은미와 쿨한 딸 김진희의 좌충우돌 한 집 살이, 두 사람 각자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다.

최수영은 극 중 남촌파출소 팀장 김진희 역을 맡아 김은미 역의 배우 전혜진과 흥미진진한 모녀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몸에 꼭 맞게 재단해 입은 맞춤옷처럼 김진희라는 인물을 실감 나게 구현하며 연기자 최수영의 진가를 재입증했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난 최수영은 "촬영은 끝난 지 조금 됐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 주고, 어딜 가도 드라마 너무 잘 보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해 주신다. 요즘 들어 그 말을 듣는 게 왜 이렇게 행복한지, 요즘 들어 되게 많이 느끼고 있다. 촬영을 하며 감독님, 혜진 언니와 고민했던 부분들이 신기하게 보는 분들께도 전달된 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혜진과의 케미스트리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최수영은 "전 100점 주고 싶다. 만점 주고 싶다. 사실 제가 전혜진 배우님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드라마 대본도 너무 재밌었지만 전혜진 배우님이 하신다고 했을 때 내가 언니도, 직장상사도 아니고 엄마랑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마치 멜로 상대로 감우성 선배님을 만나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수영은 "팬심으로 전혜진 선배님의 인생 캐릭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녀의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고 잘, 더 빛날 수 있게 이 드라마를 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감히 했다. 내 인생 캐릭터를 차치하고 언니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보고 팬이 됐어요. 너무 멋있더라고요. 전 전혜진 선배님을 그전부터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도 어떻게 연기를 저렇게 하시지 싶었죠. 진짜 저 일을 하시는 분 같다는 생각도 했고 늘 선배님의 작품을 챙겨 봤어요. 그래서 선배님이 더 많이 작품을 하셨으면 좋겠고, 선배님이 연기 잘하시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팬으로서 했어요."

존경하는 선배와 합을 맞춘다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최수영은 "솔직히 전혜진 배우님과 연기한다고 했을 때 쫄기도 했던 것 같다. 선배님에게 말도 못하고. 근데 현장에 나갈 때마다 안 쪼는 척, 당당한 척, 다 준비돼 있는 척을 했다. 한 2~3주 정도 지나 현장이 편해질 때쯤 진희가 손에 잡히더라. 철저히 엄마로서 존재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었던 역할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이 '내가 책임지겠다. 이 작품 끝나면 최수영 연기 못했다는 소리 절대 안 듣게 할게'라고 해 주셨다. 그 말을 믿고 연기했다. 편집본을 봤을 때 내가 우려했던 내 연기적 부분에 대해 감독님이 정말 많이 애써주셨다고 생각했다. 편집적인 구성으로도 정말 잘 만들어 주셨다. 감독님이 저와 혜진 언니를 너무 사랑해 주셨다. 그래서 이 타이밍에 이민우 감독님을 만난 게 배우로서 큰 전환점이고 행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은미, 김진희의 남다른 모녀 관계는 시청자뿐 아니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최수영은 "우리가 드라마에서 봐왔던 가족의 형태에 이 둘을 집어 넣어 보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근데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 저도 집에서 막내딸이다 보니 진희의 감정을 세심하게 느껴 볼 수 없었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딸이 가진 엄마에 대한 연민, 동지애, 성장 이런 건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자라면서 엄마가 절 힘들게 키웠던 것에 대한 부채감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그 부채감을 갚으려고, 좋은 딸이 되려고 노력했던 시간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진희와 은미는 아무런 부채감이나 서로의 미안함이 없는 관계라고. 이 둘은 정말 친구처럼 동료처럼 살다가 이제 와 내가 잘 자란 게 엄마가 힘들게 키운 덕분이구나, 나도 잘 살아왔구나를 느끼는 타이밍이 이 드라마 내용이었다. 남처럼 굴지만 서로 끈적거리는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떼어내지 않으면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잘 못 느끼지 않나. 인식을 잘 못할 정도의 공기. 그래서 진희가 엄마로부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저 최수영과도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수영은 "제가 4살 터울의 언니가 있는데 그 둘이 어른이 돼 독립하는 시기가 어떻게 보면 엄마한테 4년 주기로 찾아왔을 거다. 엄마가 이 드라마를 통해 너무 많은 위로를 받으셨나 보더라. 은미가 진희를 보내고 진희 빈 방을 보며 막 우는 신이 있었는데 편집상 앞부분이 잘리긴 했다. 혜진 선배가 눈물이 안 날 것 같았는데 진희가 쓰던 방이 비워져 있는 걸 보고 눈물이 너무 나서 한 번에 쓱 갔다고 하더라. 저희 엄마가 마지막 회를 보시고 '너 처음에 데뷔한다고 숙소 보내고 너 방 보고 울었던 생각이 나서 엄청 울었다'고 하더라. '엄마랑 내 얘기 같지?'라고 했더니 '그래서 나한테 너무 특별한 드라마'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은미를 보며 실제 어머니를 떠올리기도 했다고. 최수영은 "저희 엄마는 약간 은미 같다. 엄마가 힘들고 짜증이 난 상황이면 제 몸이 움직이고 있다. 모든 상황을 제가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너무 공감했다. 엄마랑 여행을 가서 싸우고 케이블카 타고 있는 신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이탈리아 여행 가서 성당에 갔는데 자기(엄마)는 내려가겠다고 하더라. 어떻게 한 번도 자길 안 보고 혼자 휘적휘적 갈 수가 있냐고 하더라.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다"고 밝혔다.

최수영은 "엄마는 갱년기와, 낯선 나라와, 딸이 없거나 쟤를 놓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마치 어린 아이 같은. 이제 내가 보호자가 되고 엄마가 피보호자가 된 거다. 그게 약간 모성애와는 좀 달랐던 것 같다. 희생해 온 세월이 있지만 보호받고 싶은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어리광을 부리게 되는"이라며 "저희 엄마는 진짜 모성애가 강한 분이다. 그래서 그걸 저도 다 받아들이는 거고. 그럴 수 있지 싶다. 다 지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은미의 짜증과 의존하는 경향이 엄마들 다 이러지 않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주변에서 엄마 캐릭터가 엄청 특이하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고 싶어하는 엄마의 모습에 기준이 있나 싶었어요. 그 기준을 좀 벗어나면 독특하게 생각하나 싶었죠. '엄마 같은 게 뭔데?'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전 질문할 생각이 없었는데.(웃음). 엄마도 한 여자이고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 않나요? '우리 엄마도 은미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보면 반가웠어요. 앞으로 더 많은 종류의 엄마가 K-드라마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KT스튜디오 지니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