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B등급'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안전진단 '논란'[이슈점검]

윤원진 기자 2023. 8. 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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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구조기술사사무소 "상가 건물에 중대 결함 없어"
시민 원점 재검토 목소리…충주시 "신뢰도부터 파악"
24일 충북 충주 중앙어울림시장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애초 'E등급'에서 'B등급'으로 바뀌어 충주시 대응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5월2일시장 출입금지 조치 이후 시장 복도에 세워진 안내판.2023.8.24/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 중앙어울림시장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애초 'E등급'에서 'B등급'으로 바뀌어 충주시 대응이 주목된다.

24일 중앙어울림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6월28일 ㈜우리구조기술사사무소와 포스트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에 의뢰한 상가 건물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B등급으로 나왔다.

◇우리구조기술사사무소 "중대한 결함 없어"

㈜우리구조기술사사무소 등은 정밀안전진단 결과 상가 건물에 중대한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콘크리트 강도 조사와 부재 단면 규격, 염화물 함유량, 건축물 기울기는 A등급을 매겼다. 콘크리트 탄산화와 철근 부식도 상태는 B등급으로 진단했다.

애초 E등급 판정에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1층 기둥 2곳에서 발견된 크랙(균열)은 건설 당시 경화·수축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봤다.

구조안전성 평가는 허용응력설계법을 적용했고, 시설물 종합평가 기준에 따라 중앙어울림시장 안전등급은 최종 B등급으로 진단했다.

2001년 11월에 설립한 우리구조기술사사무소는 건축구조설계와 안전진단 전문 업체로 최근 3년간 35건의 정밀안전진단을 했다.

◇조합비 6600만원 털어 정밀안전진단 한 이유?

지은 지 54년 된 중앙어울림시장은 그동안 육안으로 이뤄진 정기 안전 점검에서 C등급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1층 기둥 2곳에서 크랙이 발견됐고, 충주시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안전 점검 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부분 정밀안전진단을 했다.

그런데 정밀안전진단 결과 건물 폐쇄에 해당하는 'E등급'이 나왔고, 시는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지난 5월2일 상가 건물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는 상인 안전을 위한 조치였음을 분명히 하고 이주 대책을 찾았고, 상인들은 부분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전체 정밀안전진단을 충주시에 요구했다.

상인들은 충주시와 공동으로 정밀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자고 제안했는데, 충주시는 단독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결국 상인들은 그동안 모아온 조합비 6600만원을 들여 정밀안전진단을 맡겼다.

2일 안전진단 'E등급'에 따른 시설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진 충북 충주시 성서동 중앙어울림시장에서 상인들이 사용금지 조치에 반발하며 공무원들과 대치하고 있다.2023.5.2/뉴스1 ⓒ News1 윤원진 기자

◇'E등급에서 B등급으로' 반전 카드 챙긴 상인들

이번 안전진단 결과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진단 결과라는 점에서 코너에 몰렸던 상인들의 '반전' 카드로 평가된다.

일단 충주시가 의뢰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다음달 나올 예정이라서 진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표준화된 진단방식을 적용하면 이번 진단 결과와 별다를 게 없을 거라는 건축업 관계자의 의견이다.

특히 진단 결과는 지난달 상인들이 제기한 시장 사용금지 행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인회는 이번 진단 결과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당장 상인회는 영업 손실과 시장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애초 E등급을 매긴 업체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상인들은 원점 재검토가 정답이라는데

충주시의 대처는 신속하고 정확했다. E등급이 나오자마자 시장을 폐쇄 조치하고 상인 이주대책을 찾았다. 지난 11일에는 '충주시 중앙어울림시장 입점상인 등 이전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하기도 했다.

조례는 입점상인을 대상으로 △이전비 및 영업손실 보상 △이전 점포 시설개선비용 지원 △경영안정을 위한 이자지원 사업 △이전 점포에 임대료 지원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원 규모는 34억원 정도다.

그러나 상인 주도의 진단 결과가 B등급이 나오며 이번 사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애초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된 건 부분 정밀안전진단 결과다. 부분 정밀안전진단 금액이 1860만원으로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민이 원하는 건 '중앙어울림시장'

지난 5월부터 충주시민들은 중앙어울림시장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1969년 건립한 중앙어울림시장은 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시민에게는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사용금지 조치로 잠깐 주춤했지만, 시민들은 예전처럼 시장을 찾아 꽃과 교복을 사고 쫄면과 순대국밥을 즐기고 있다.

평소 중앙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 "상가 건물이 안전하다고 판단된다면 이제는 소통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결과가 너무 차이가 나 신뢰도를 판단해 봐야 한다"며 "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양쪽 결과표를 분석해 대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그동안 손해가 너무 컸다"면서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2일 충북 충주중앙어울림시장 2호식당 출입문에 안전진단 'E등급'에 따른 시설 사용금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2023.5.2/뉴스1 ⓒ News1 윤원진 기자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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