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인데 숟가락 잡은 손이 '덜덜덜'…원인은 질병 아닌 '이것'

정심교 기자 2023. 8. 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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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결과 A씨는 특정 질병에 의한 손 떨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니코틴·카페인 과다 섭취 등 생리적 원인으로 인해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뇌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에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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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PC로 작업하면서 마우스를 잡을 때 손이 '덜덜' 떨리는 증상을 느꼈다. 얼마 전 운동을 심하게 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증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겼다. 하지만 첫 증상이 나타난 후 다른 물건을 잡을 때도 떨림이 더 커지고, 이런 증상이 며칠간 이어지자 몸에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진료 결과 A씨는 특정 질병에 의한 손 떨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니코틴·카페인 과다 섭취 등 생리적 원인으로 인해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금연·금주하며 카페인을 자제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기 전 명상 시간을 갖는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한 A씨는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증상을 '떨림'이라고 한다. 그중 손에 나타나는 떨림 증상을 '수전증'이나 '손 떨림'이라고 부른다. 손 외에도 얼굴·눈·성대·턱·다리 등 신체 여러 부분에서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A씨처럼 일상에서 크고 작게 일시적으로 떨림을 경험할 수도 있다.

수전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부터 말초신경·중추신경·소뇌·대뇌에 생기는 질환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하게 나타난다.

떨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게 '복용 중인 약물'이다. 감기약, 진통제, 기관지 확장제, 신경안정제, 간질약 등 약물 일부에서 떨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갑상샘 기능항진증이나 저혈당 등 대사성 질환으로 인해 떨림이 발생할 수도 있어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뇌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에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떨림이다. 따라서 신경학적·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질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 외에도 수면 부족, 마그네슘·미네랄·비타민 결핍,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대동병원 신경과 서병현 과장은 "떨림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 방침 등이 정해지므로 초기에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고령의 경우 몸이 떨리는 게 노화의 일부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 및 정밀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떨림 증상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시기, 강도, 속도, 부위, 지속성 등을 파악하고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는지 움직일 때만 나타나는지, 증상이 나빠지고 좋아지는 상황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 진료를 볼 때 상세하게 설명하는 게 좋다.

떨림의 원인이 파악되면 더 이상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원인에 따라 재활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또한 떨림 증상의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흥분하면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요가·명상 등 자신만의 이완법을 찾아 실시해보고, 심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 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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