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가 돌아왔다! 벨린저는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나?[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게재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한 타자 10명' 코너에서 공동 5위에 오른 선수가 있었으니, 코디 벨린저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의 '도우미'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벨린저는 올해 시카고 컵스에서 뛰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16일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7회말 카일 터커의 우중간 홈런성 타구를 점프해 캐치한 뒤 내려오다 왼쪽 무릎이 펜스 난간에 무딪히면서 부상을 입었다. 며칠 쉬면 회복될 줄 알았던 벨린저는 무려 한 달간 부상자 명단 신세를 져야 했다.
부상 이전 그는 타율 0.271(144타수 39안타), 7홈런, 20타점, OPS 0.830을 기록했다. 2021~2022년 2년간 타율 0.193, OPS 0.611과 비교하면 '완벽한 부활'이었다.
그런데 그의 방망이는 복귀 후 더 뜨거워졌다. 6월 16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무게감 있는 복귀 신고를 한 벨린저는 6월 25일부터 7월 8일까지 1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마침내 3할대로 끌어올렸다.
정확하고 파워풀한 타격이 NL MVP에 올랐던 2019년을 연상시킨다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급기야 그는 'NL 7월의 선수'로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한 달 동안 결장해 타석수가 부족했던 벨린저는 최근 규정타석마저 채우며 NL 공격 각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기에 이른다.
벨린저는 2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4타수 1안타 2타점 터뜨리며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현재 NL 타율(0.320) 4위, OPS(0.920)와 wRC+(145) 각 5위로 컵스 타자들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달간 빠졌기 때문에 홈런(20개), 타점(67개) 부문서는 20위 밖에 머물러 있지만, 남은 시즌 이 수치들도 묵직하게 올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대체 무엇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벨린저를 '각성'시킨 것일까.
다저스는 지난해 11월 고민 끝에 벨린저를 '논텐더(non-tender)'로 풀어버렸다. '논텐더'란 '우리 구단은 당신을 다음 시즌 재계약하지 않을테니 자유계약신분으로 풀어준다'는 의미다. 벨린저는 2019년 MVP에 오르며 메이저리거로 정점을 찍은 뒤 급전직하했다. 이듬해 60경기 단축시즌서 타율이 0.239로 하락하더니 2021~2022년에는 1할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반대로 연차가 쌓이면서 연봉조정자격을 얻게 된 벨린저의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22년에는 1700만달러를 받기에 이른다. 다저스의 결론은 예전 기량을 회복하기 어려운데 17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주면서까지 또 기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
벨린저가 이렇게 갑작스런 부진에 빠진 것은 2020년 포스트시즌서 어깨를 다쳤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7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과격하게 세리머니를 하다 왼쪽 어깨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결국 그해 겨울 수술을 받았고, 2021년부터 급격하게 무너졌다.
그러나 벨린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생각은 달랐다. 어깨만 나으면 예전 기량을 회복할 것이라며 구단들을 설득했고, 실제 3~4팀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보라스의 전략은 1년만 뛰고 다시 FA가 되는 것이었고, 벨린저도 올해 부활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결국 2023년 연봉 1250만달러, 2024년 상호옵션 1250만달러에 바이아웃 500만달러를 제시한 컵스의 손을 잡게 된다.
보라스는 ESPN 인터뷰에서 "제드 호이어 사장을 비롯해 컵스 관계자들에 내가 강조한 게 있다. 3년 동안 OPS가 0.80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0.900~1.000를 유지하면서 신인왕과 MVP에 오른 선수가 갑자기 OPS가 0.550~0.650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분명히 기술(기량) 문제가 아니다"며 "코디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힘이 떨어졌을 뿐이다. 제드는 이에 동의했다. 건강한 코디는 5툴 MVP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보라스의 설명대로 어깨 부상을 벗어던진 벨린저는 올시즌 공수에 걸쳐 커리어 하이급의 기량을 회복했다. 올해 NL MVP 투표에서 1위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팀 공헌도를 말함이다. 벨린저가 부상으로 한 달간 없는 동안 컵스는 11승15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컵스 타선은 OPS가 0.763에서 0.651로 무려 112포인트나 나빠졌다. 전반기를 42승47패로 마친 컵스는 지금 66승60패로 NL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벨린저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 기술적 측면에서 보자. 올해 벨린저의 평균 타구속도는 87.2마일로 커리어에서 가장 낮다. 하지만 팬그래프스의 예측 프로그램 ZiPS가 시즌 전 제시한 타율(0.262)과 실제 타율의 차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가장 크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0.333이라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볼을 정확히 맞힌다는 얘기다. 벨린저의 삼진율은 지난해 27.3%에서 올시즌 15.7%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벨린저는 "배트를 컨트롤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공을 칠 수 있는 법"이라며 "더 이상은 존의 한 곳만 공략해서는 안 된다. 공을 꾸준히 맞힐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하나, 조력자들의 도움이다. ESPN에 따르면 벨린저의 부활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그의 부친이 주도했다고 한다. 이어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컵스 코칭스태프와 만나면서 기술적 측면을 가다듬었다. 더스틴 켈리와 쟈니 워싱턴 타격코치는 벨린저가 다저스에 있을 때도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그만큼 벨린저를 잘 아는 코치들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벨린저는 내년 옵션을 포기하고 다시 시장에 나갈 공산이 크다. 원래 계획이 그것이었다. 1995년 7월 생으로 10년 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보라스라면 총액 3억달러를 부를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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