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국 상위 1% 퇴마사" 女20여명 성추행한 무속인 2심서 감형…왜?

"일찍 죽거나 암에 걸린다"고 피해자들 겁 줘
항소심서 "일부 혐의 무죄"…원심 7년→5년 감형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심신이 불안한 상태로 신당을 찾은 여성 20여 명을 상대로 퇴마의식을 빙자해 성추행한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형사1부(부장판사 이경훈)는 지난 23일 유사 강간, 강제추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신당에서 퇴마의식을 빙자해 여성 20여 명을 유사 강간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퇴마 의식 비용 등을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A씨는 불안한 상태로 신당을 찾아온 여성들에게 "자궁에 귀신이 붙었다" "퇴마하지 않으면 가족이 단명한다"고 말하거나 "나는 귀신 쫓는 것으로는 대한민국 1% 엑소시스트" "암도 고칠 수 있다"는 등 퇴마 의식을 받도록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퇴마 과정에서 트림을 하며 "귀신을 먹어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하거나 장난감 자동차를 무속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전통적인 관습이나 무속 행위로서 허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피고인은 무속적인 방법으로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취지를 기망하고 추행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이에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 일부를 퇴마 행위로 판단해 무죄로 인정했다. 퇴마와 질병 치료 명목 이외의 다른 비용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보기 어렵다고도 판시하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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