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영 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 스카우트가 되어 자신을 평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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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선수 자신이 스카우트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자세히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선수들도 자신이 스카우트라 생각해보고 점검해보자.
가끔은 본인이 스카우트가 돼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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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역지사지(易地思之). 축구 이야기에서 왜 사자성어가 나오나 하겠지만 지난 7월의 대학교 1, 2학년 축구대회에 이어 지난 8월 11일 추계 대학 연맹전이 태백에서 성대하게 열리고 있어 필자도 방학을 맞아 몇 경기를 관전하면서 많은 프로팀 관계자 및 스카우트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프로팀 관계자나 스카우트가 보인다는 것은 프로팀에선 선수를 찾거나 눈여겨봤던 선수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 온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로 축구 관계자나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가?
탄탄한 기본기 두말 나위 없고. 예를 들면 첫 번째 터치는 정확한가. 볼을 컨트롤할 때 정확한 방향으로 향하는가. 주어진 위치에서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 하는지. 맡겨진 임무는 잘 시행되는 지를 지켜본다.
필자가 모 선수를 지켜보고 평가해달라고 해서 경기를 본 직후 대화를 나누는 중에 선수의 동생에게 물어봤다. '동생이 스카우트면 형을 뽑아 가겠는가?'는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은 "아니요 "다. 그래서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더니 "별로 특징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사항을 역지사지라고 한다. 요즘은 미디어가 발달해서 선수가 활동하는 경기를 거의 다 중계하고 있어 찾아보면 볼 수 있다. 선수 자신이 스카우트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자세히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스카우트들이 무엇을 중점적으로 지켜보는지를 생각해 보자. 선수들도 자신이 스카우트라 생각해보고 점검해보자.
첫 번째는 선수의 위치에서 가능성을 찾는다. 공격수라면 첫 번째 터치를 슈팅할 수 있게 하는가, 기회가 되면 정확한 슈팅을 할 수 있는가, 낙하지점과 빠져들어 가는 타이밍은 정확한가, 볼을 소유할 수 있는가 등을 볼 것이다. 측면에서는 선수가 정확한 크로스를 타이밍에 맞춰 올리는가? 1:1 돌파 능력은? 크로스의 정확도는? 등을 볼 것이다.
미드필더라면 드리블, 패스 능력, 포워드의 움직임을 잘 보고 있는지. 수비와 상대의 리듬을 끊는 능력은, 중거리 슈팅능력은, 각 위치마다 의 기본 역할에 대해 검사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선수들이 승리할 때 좋아하지만 그건 팀 승리일 뿐 승리했다고 자신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팀이 약하다 해도 본인이 충실하면 눈에 띄게 된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필요한 기술을 반복훈련으로 정확도를 높이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이다. 가끔은 본인이 스카우트가 돼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 많이 남은 것이고 시간이 없다면 시간이 없는 것이다. 단체 선수 생활 속에 남는 시간을 자신 계발을 위해 시간을 쪼개 훈련을 해봐라, 반드시 변화가 올 것이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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