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630°C급 로터 개발 성공·상용화 제작 나서

회전축 역할 하는 원통형 제품…630°C 고온에도 견뎌
2020년부터 개발 진행…보령신복합발전소에 처음 공급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제품 꾸준히 개발해 나갈 계획”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630°C급 로터(Rotor)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를 위한 제작에 착수한다고 24일 밝혔다.

로터는 터빈, 발전기와 같이 고속으로 회전하는 기기에서 회전축 역할을 하는 원통형 제품으로, 무게는 17.5~37톤(t), 지름은 0.95~1.28미터(m), 길이는 6.1~8.5m의 대형 단조품이다. 이 로터에 블레이드 다수를 부착해 스팀터빈을 제작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630°C급 로터가 적용된 스팀터빈은 지난 6월 주기기 계약을 체결한 보령신복합발전소에 처음으로 공급된다. 복합발전은 가스터빈을 가동해 전력을 1차 생산하고, 가스터빈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열로 증기를 생산한 뒤 이를 통해 스팀터빈을 가동해 2차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령신복합발전소는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 모델이 적용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곳에 가스터빈·스팀터빈 등 주기기를 공급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령신복합발전소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은 380메가와트(MW)급 초대형 제품이다. 복합발전 과정을 통해 생산한 증기가 620°C의 고온이어서 기존 로터를 그대로 사용하면 강도·내구성 이슈로 성능을 보장할 수 없고, 기존 로터에 맞추기 위해 스팀 온도를 냉각하면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620°C 고온에 운전 가능한 로터 개발이 필요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추진한 ‘전략핵심소재자립화 기술개발’ 사업의 하나로 630°C급 로터 개발에 착수했다.

630°C급 로터 개발을 위해선 고도의 제강·단조·열처리 기술이 필요했으나 창원 본사에 자체 주·단조 공장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스팀터빈뿐만 아니라 원자로·보일러 등 각종 발전 주기기의 소재 개발부터 제품 제작까지 직접 수행하며 해당 역량을 쌓아와 큰 문제 없이 개발을 진행했다.

특히 2002년부터 USC(초초임계압) 기술 개발에 착수하며 고온 고압용 소재 개발과 제작 기술을 빠르게 확보한 점도 도움이 됐다. 현재 고강도, 고인성 630°C급 로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일하다.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전략·혁신부문장 부사장은 “자체 개발한 630°C급 로터로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 첫 프로젝트의 발전효율 향상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 개발과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발전용 스팀터빈 제작에 사용되는 로터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박순엽 (s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