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200억 뜯어낸 전세사기…피해자들 “은닉재산 환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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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오피스텔 보증금 200억원가량을 떼먹은 전세사기범의 첫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23일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피고인인 최 씨의 재판을 앞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아직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부산시와 의회, 구·군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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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오피스텔 보증금 200억원가량을 떼먹은 전세사기범의 첫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23일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피고인인 최 씨의 재판을 앞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아직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부산시와 의회, 구·군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씨는 그동안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을 무차별 매입해오다 결국 200명이 넘는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 164억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최 씨에게 돈을 떼인 세입자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을 연 위원회가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임차인만 263명에 피해 금액은 206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오피스텔은 대부분 대학가에 위치해 있어 피해자 또한 대다수가 20~30대 청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이후 최 씨는 “자신이 실형을 살게 되면 보증금을 한 푼도 줄 수 없으므로 형사 합의를 해주면 우선 변제해 주겠다”면서 사실상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변호사를 통해서는 피해자들에게 탄원서를 써주면 전세금을 먼저 돌려주겠다는 회유도 일삼았다고 한다.
묶여 있는 보증금에 어쩔 수 없이 지금도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경우 비만 피할 수 있을뿐 소방, 승강기, 전기, 수도 등 필수적인 건물 인프라가 유지되지 않고 있는 않는 탓에 피해자들끼리 돈을 모아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전국 차원의 전수조사 항목이 빠져 부산지역은 전세사기 피해에 대해 서울, 인천 등 수도권보다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나 씨는 “임대인 최 씨는 임차인들에게서 가로챈 돈으로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다녔으며, 제주도에 호텔을 매입하고 구속되기 바로 전까지도 골프를 즐겼다”면서 “이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에 잠겨있는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악질적인 행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기죄의 실형은 보통 2~10년이라고 한다”며 “전세사기 특별법상 피해자로 인정돼도 피해자들은 20년 동안 자기가 쓰지도 않은 돈을 갚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들은 ‘선 구제 후 구상’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 구제 후 구상은 공공이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다음 집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이다.
피해자 이 씨는 “실질적인 도움은 없고 구색만 갖춘 허울뿐인 특별법은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선 구제 후 구상 지원 등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 김 씨도 “아무리 조심해도 당할 수밖에 없고 사기 당한 뒤 법의 보호조차 받을 수 없는 게 지금 한국의 임대차계약 현실”이라며 “임차인이 보호받는 법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이동균 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최 씨의 범죄수익을 박탈하고 자산을 동결해 범죄 수익의 소비·은닉을 막는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 더 많이 발생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속히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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