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얼굴은 이런 것! 양쯔충의 특별한 웨딩드레스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양쯔충이 오랜 연인과 드디어 웨딩마치를 울렸다. 77세 신랑과 61세 신부가 만난 지 19년 만에 치른 결혼식, 웨딩드레스도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적인 디자이너,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는 배우
스위스 제네바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은 두 사람의 가까운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양쯔충의 유니크한 웨딩드레스였다. 그녀는 베이지 컬러의 레이스 드레스에 눈, 코, 입 문양을 진주와 금 등으로 장식한 코르셋 스타일의 가운을 덧입었다. 양쯔충은 인스타그램에서 이 가운을 "Face of Happiness"라고 칭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이 드레스는 양쯔충 부부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스키아파렐리의 다니엘 로즈베리가 디자인한 것이다.
스키아파렐리는 1927년,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론칭한 브랜드다. 엘사는 1930년대 중반 초현실주의 예술가인 만 레이, 마르셀 뒤샹 등과 친분을 쌓았고 살바도르 달리, 장 콕토 등과 공동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는 패션 역사상 최초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불린다. 그녀는 비대칭 디자인, 쇼킹한 컬러, 셀로판 소재 이용 등 다양한 시도로 패션의 영역을 넓혔지만 당시로선 너무 파격적이었던 탓에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1954년 브랜드의 문을 닫았다. 지금의 스키아파렐리는 2014년, 엘사의 독창적인 세계에 매혹된 이탈리아 한 재력가에 의해 다시 부활한 것이다.
2019년부터 스키아파렐리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다니엘 로즈베리는 엘사의 환생인가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오트쿠튀르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입었던 황금빛 비둘기가 달린 블랙 & 레드 드레스, 2022 S/S 패션쇼에서 온몸을 빨갛게 칠하고 수만 개의 크리스털을 붙인 채 패션쇼에 등장한 가수 도자 캣의 의상 등은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키아파렐리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2023 S/S 컬렉션에선 표범, 사자, 늑대의 머리로 장식한 의상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동물 머리들은 모두 3D 디자인으로 제작했으며, 모피도 실제가 아닌 페이크퍼였지만 일부에서는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단순 오락을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행위)이 연상된다, 혐오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스키아파렐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 마리의 동물은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각각 정욕, 탐욕, 교만을 상징한다. 손으로 직접 제작한 조각품을 통해 여성에게 자연의 영광을 안긴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레드카펫에선 화려한 의상, 일상에선 캐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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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스키아파렐리 양쯔충 인스타그램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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