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큐레이터와 떠나는 전시 동행, 블록버스터 전시 좋아하세요?

서울문화사 2023. 8.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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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떠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라울 뒤피의 전시와 고즈넉한 공간에서 만나는 국내 작가의 개인전을 소개한다.
도빌의 예시장, 1930년, 캔버스에 유채, 54×130cm ©Centre Pompidou, MNAM-CCI/Jacqueline Hyde/Dist. RMN-GP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전: 뒤피, 행복의 멜로디>

더현대 서울 개관 2주년을 맞아 퐁피두센터 소장품 중 라울 뒤피의 작품 130여 점이 한국을 찾았다. 루브르박물관전, 퐁피두센터전, 오르세미술관전 등 수차례 프랑스를 대표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소장품전을 기획해온 주최사의 전시답게 전시는 흐트러짐 없이 정해진 동선을 따라 물 흐르듯 진행된다. 퐁피두센터 수석 큐레이터이자 라울 뒤피 전문가인 크리스티앙 브리앙의 디렉팅으로 차별화를 꾀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라울 뒤피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전기 요정> 섹션이다. 유일하게 촬영이 허용된 공간으로 폭 6m가량의 <전기 요정> 석판화 연작의 디테일한 요소를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다.

기간 9월 6일까지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더현대 서울 6층, ALT.1

한줄평
“손쉽게 라울 뒤피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수도 혹은 기대에 못 미칠지도.”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 Portrait of Emilienne Dufy>, 1930 ©Musée des Beaux-Arts Jules Chéret, Nice / ©ADAGP, Paris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또 다른 라울 뒤피 대규모 전시가 열리고 있다. ‘뒤피 한국 방문의 해’라 칭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예술의전당 뒤피 전시에 대한 관심과 반응도 뜨겁다. 이 전시는 니스 시립미술관,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의 소장 작품과 함께 개인 소장가 에드몽 헨라르 컬렉션을 중심으로 유화, 구아슈, 수채화, 판화 등 작품 160여 점과 의상 작업 등을 포함해 총 180여 점을 선보이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전기 요정> 석판화 연작을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연작의 연결성은 액자로 끊어져 감상에 일부 방해받는 느낌이지만, 별도의 공간에 마련된 <전기 요정> 미디어 아트는 감상의 확장을 선사한다. 그 외에도 음악 감독, 영상 감독 등 다양한 국내 예술계 인사들과 협업을 진행했는데, 음악과 영상이 덧대는 현대적인 감성과는 별개로 전시장 벽면을 채운 부연 설명에 다소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기간 9월 10일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한줄평
“네이버 VIBE 앱을 통해 배우 박보검이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도 꼭 챙겨 듣자.”

2023-녹색-소파, 2023, 캔버스 위에 아크릴, 257×290cm 사진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제공

박미나 개인전 <아홉 개의 색, 아홉 개의 가구>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프랑스의 하이엔드 브랜드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전시공간으로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라울 뒤피 전시와는 정반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동시대 국내 작가의 개인전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박미나 작가의 아홉 점의 신작 회화는 캔버스 대부분을 가득 채운 컬러 스트라이프와 바로 아래 자리한 가구 다이어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공간에 설치된 명품 가구 인테리어처럼 주목도 높은 존재감이 특징. 이 전시에서 우리는 다채로운 색의 이름과 집요하리만치 수집한 물감 1,134종의 면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블랙, 화이트, 레드, 오렌지, 옐로, 그린, 블루 등 대표 색상 아래 같은 계열로 분류된 색들이 일목요연하게 줄지어 있다. 그 속에서 결코 같은 계열로 보이지 않는 색상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를테면 레드 계열에 누가 봐도 블루인 색이 갑자기 등장하는 식이다. 더불어 블랙과 화이트의 다양성을 직접 보면 색의 모호함과 그 명칭의 기묘함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기간 10월 8일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7 아뜰리에 에르메스

한줄평
“40페이지에 달하는 무료 소책자에 ‘작가와의 대화’도 수록돼 있으니 꼭 챙겨 보자.”

flow-스치는물, 석판화 ithograph, 25×63cm

지야솔 개인전 <FLOW>

페이지룸8은 삼청동에 위치한 전시 공간으로 크기는 협소하지만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눈에 띄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현재는 ‘모나드(monad) 판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판화 기법과 개념을 적용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4명의 작가(김가슬, 윤일권, 지야솔, 한지민) 중 세 번째 전시로 ‘물’의 흐름과 관련된 지야솔 작가의 석판화 20여 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양한 컬러의 다색판을 사용했는데, 동화 같은 구성에 자연스러운 번짐과 우연성은 전체적으로 따뜻함과 포근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분수, 눈물, 흐르는 땀, 소나기, 수증기 등 끊임없이 순환되는 물의 여정을 통해 동심으로 향하는 향수를 느껴보자.

기간 9월 10일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73-10 페이지룸8

한줄평
“페이지룸8 인스타그램(@pageroom8)을 눈여겨보자.
이토록 좋은 동시대 신진·중진 작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혜민(@comme_haemin)

이혜민(@comme_haemin)

큐레이터이자 독립 전시 기획자. 크고 작은 어떠한 전시라도 이를 준비하기 위해 쏟는 무수한 노력과 어려움을 잘 안다. 규모와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가 풍부하고 유익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

에디터 : 이채영 | 글 : 이혜민(큐레이터) | 사진 : 각 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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