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란한 국왕·의식불명 공주… 태국 왕실도 국민 걱정거리[Global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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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실은 왕실 개혁을 내세웠던 전진당의 정권 획득 실패로 한시름을 덜게 됐지만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예전만 못한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현재 국왕인 라마 10세를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여왕감으로 꼽혔던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가 지난해 말 심장 이상으로 쓰러져 9개월째 의식불명인 것도 왕실에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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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파티’ 동영상 유출도
27년 전 모국 떠난 아들들
잇달아 귀국해 왕위계승전
태국 왕실은 왕실 개혁을 내세웠던 전진당의 정권 획득 실패로 한시름을 덜게 됐지만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예전만 못한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현재 국왕인 라마 10세를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여왕감으로 꼽혔던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가 지난해 말 심장 이상으로 쓰러져 9개월째 의식불명인 것도 왕실에는 부담이다.
라마 10세는 왕세자 때부터 문란하고 사치스러운 사생활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결혼을 네 차례나 했고 왕비 외에 후궁인 ‘국왕 배우자’도 두고 있다. 배우자 호칭을 부여한 것은 태국 왕실에서 100여 년 만에 처음 있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라마 10세는 세 번째 부인인 스리라스미를 나체로 만들어 파티를 여는 동영상이 유출된 적도 있고, 코로나19 시국인 2020년과 2021년엔 독일 호텔에 머물며 난잡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라마 10세의 행동이 이번 총선에서 왕실모욕죄 폐지를 공약한 전진당이 1당을 차지하게 된 배경으로 꼽힐 정도다.
게다가 5남 2녀 중 첫째이자 장녀인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가 쓰러진 것도 왕실에 타격을 입혔다.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는 검사 출신에 소탈한 성품을 가져 국민들이 ‘검사 프린세스’로 부르며 존경을 표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태국 육군 주최 군견대회 준비를 위해 반려견과 산책하던 중 쓰러진 이후 의식불명이다. 농촌 빈곤층과 이재민 구호, 여성 수감자 인권을 위해 노력해 많은 태국 국민들의 신망을 받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깨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27년을 미국에서 지낸 국왕의 아들들이 최근 연이어 태국을 방문해, 왕위 계승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왕의 둘째 아들 와차라렛 위왓차라웡은 지난 7일, 셋째 아들 짜끄리왓 위왓차라웡은 12일에 각각 태국 땅을 밟았다. 형 와차라렛은 미국에서 변호사, 동생 짜끄리왓은 의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국왕의 둘째 부인 자식인데, 둘째 부인이 1996년 간통 혐의를 받고 당시 왕세자였던 국왕과 이혼하면서 급히 자녀를 데리고 영국으로 떠났다. 당시 라마 10세가 둘째 부인을 내쫓기 위해 60세 군 인사와 간통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며 이혼을 선언하자 도피한 것이다. 두 형제는 14일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함께 135년 역사를 가진 태국 최초 병원인 방콕 시리랏 병원과 박물관 등을 찾아 조부 라마 9세 등 선대 국왕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특히 와차라렛은 왕실 후원 보육원을 방문하거나, 노상 식당에서 식사하고 유명 사원을 찾는 등 친서민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두 형제의 왕위 계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현재 두 사람은 왕실 지위를 박탈당해 왕자 신분은 아니며, 여동생인 시리완나와리만 공주 칭호를 다시 받은 상태다. 1974년 개헌 당시 공주도 국왕의 정치 자문단인 추밀원의 추천과 의회 승인을 거쳐 승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여왕 즉위는 왕세자 또는 명백한 후계자가 없을 때만 적용된다. 공주도 후계자가 될 수 있지만, 왕자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의미다. 국왕이 세 번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디파콘 왕자도 후계자로 거론되지만 18살에 불과하고, 최근엔 건강 이상설도 돌고 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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