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호주 백사스 손잡고 패치형 장티푸스 백신 개발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호주의 백신 플랫폼 개발 전문기업 ‘백사스’(Vaxxas)와 ‘고밀도 마이크로어레이 패치’(HD-MAP) 기술을 적용한 장티푸스 단백접합 패치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기업의 협력은 글로벌 헬스케어 자선 재단인 영국 ‘웰컴트러스트’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웰컴트러스트는 인류 보건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재단이다. 감염병의 확산 요인에 대한 주요 연구와 감염병 통제를 위한 실용적인 해결책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웰컴, 국제백신연구소와 지난 2019년 비장티푸스성 살모넬라 백신(iNTS) 3가 후보물질 개발에 대한 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웰컴이 글로벌 제약사와 만든 연구기관 '힐레만연구소'(Hilleman Laboratorie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다.
이번 협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허가를 받고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심사(PQ) 검토 중인 장티푸스 백신인 ‘스카이타이포이드’의 항원을 공급한다. 백사스는 이를 활용해 피부에 부착하는 ‘마이크로어레이 패치’ 제형 개발에 나선다. 웰컴 측은 약 2년 정도로 예상되는 임상 1상시험까지 필요한 비용 약 540만 호주달러(약 47억 원)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니들’로 불리는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는 초미세바늘이 부착된 패치를 피부에 붙여 체내로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제형이다. 기존 근육 주사 방식에 비해 적은 용량의 약물로도 빠르고 효과적인 면역원성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숙달된 전문 의료인의 도움 없이도 자가접종이 가능해 백신에 대한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준다.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는 의약품의 변성을 방지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적용했다. 상온 보관과 유통이 가능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저개발 국가에서도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빌&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으로 개발에 성공한 다당류-단백질 접합 장티푸스 백신이다. 기존 경구용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에 비해 1회 접종으로도 우수한 면역원성과 장기적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이다. 생후 6개월~만 2세의 영유아에게도 접종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타이포이드 마이크로니들 제형을 시작으로 세계적 기구들과 협업해 차별화된 제형 플랫폼을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전신성 열성질환이다.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해 전파돼 상하수도, 위생 시설이 미비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 중·저소득 국가에서 주로 유행한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약 9백만 명의 장티푸스 감염자가 발생한다. 발열, 두통, 오한, 피부발진, 설사 등의 증상과 함께 치사율이 최대 30%에 이른다.
피에르 발라드 웰컴트러스트 선임 연구원은 “장티푸스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혁신적인 백신이 세계인들에게 더 공평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라면서 “백사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개발하는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는 저소득 국가들의 백신 접근성을 향상시킬 큰 잠재력을 지닌 제품으로서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호이 백사스 사장은 “웰컴트러스트와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장티푸스 패치백신 개발을 협업하게 돼 기쁘다”라면서 “패치 플랫폼의 이점을 활용해 장티푸스 접합 백신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시켜 인류의 보건을 증진시킬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중·저개발 국가에서 빈번하게 발병하는 위험한 질병은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제형과 유통의 한계로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면서 “웰컴트러스트, 백사스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기구 및 기관들과의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바탕으로 인류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제형과 제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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