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이정하 “‘김봉석’과 싱크로율, 100%예요”[인터뷰]
그야말로 ‘라이징 스타’다. OTT플랫폼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감독 박인제) 속 주인공 ‘김봉석’으로 분한 배우 이정하가 작품의 인기와 함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디즈니의 봄을 되찾았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정말 기뻐요. 아마도 강풀 작가 작품 속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아서 그럴까요? 응원하는 사람이나 응원받는 사람 모두의 따뜻한 마음이 시리즈로 전달되어서 시청자에게도 통한 것 같아요. 전세계 사람들도 다 ‘무빙’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이정하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무빙’으로 이름값을 드높인 기분, 호평을 받는 기쁜 마음, 강풀 작가와 귀여운 친분 등 수줍은 얼굴로 질문 하나하나에 답했다.
■“‘김봉석’ 역 위해 32kg 찌웠어요”
어릴 적부터 강풀 작가의 팬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까닭에 오디션을 거쳐 ‘김봉석’ 역을 낙점받았을 땐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 강풀 작가 작품은 단 한 편도 빠트리지 않고 다 읽었거든요. 그 중 ‘김봉석’이란 캐릭터를 제일 좋아했는데요. 오디션에 합격하니 감회가 정말 새롭더라고요. 강풀 작가 만날 때마다 항상 팬이라고 어필했는데요. 강풀 작가는 제 말을 잘 안 믿어주더라고요. ‘장난 그만쳐’라고 하면서도 좋아해주긴 하더라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였던 만큼 죽을 각오로 연기했어요. 겉으로 보기엔 다정하고 순수하지만 내면은 강한 ‘김봉석’과 전 싱크로율 100%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체중 32kg이나 증량했다.
“평소 60kg 후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거의 90kg 후반까지 찌웠어요. 라면을 정말 많이 먹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고 종류가 참 많아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었거든요. 전혀 질리지 않았어요. 찌우면서 힘든 건 전혀 없었어요. 체중 관리하느라 음식을 참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이번엔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촬영하면서는 돈까스가 정말 맛있어서 많이 먹었고요. 끝내곤 건강하게 빼려고 했는데요. 솔직히 그건 좀 힘들었지만, 점점 더 멋있어지는 제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 참을 만 했어요.”
또 하나 얻은 게 있다. 희수 역의 고윤정, 강훈 역의 김도훈이란 친구들이다.
“학교 에피소드 촬영 때문에 홍성에서 오랫동안 함께 머물렀어요. 우리 모두 정말 학생이 된 느낌이라서 촬영 안 할 때에도 친구처럼 지냈고요. 희노애락을 함께해서 더 친해졌다고나 할까요? 특히 김도훈은 원래 어릴 적 동네 친구였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친구의 친구요. 그래서 같은 작품에 합류하게 된 것도 신기했는데, 이젠 정말 친해져서 앞으로 80년이 지나도 함께 지낼 친구가 될 것 같아요. 정말 귀여운 개구쟁이에요.”
■“강풀 작가에게 많이 안겼는데, 귀여워해주더라고요”
이번 작품으로 ‘팬심’을 여러번 해갈했다는 그다. 강풀 작가의 ‘성덕’이 된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예전에 사진으로만 봤을 땐 어마어마한 아우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실제 만나보니 덩치 큰 곰돌이처럼 정말 귀엽더라고요. 다가가기 어려운 아우라일 줄 알았는데 가서 안아주고 싶은 분위기가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많이 안겼죠. 하하. 그럴 때마다 강풀 작가는 ‘헤에~봉석아!’라면서 예뻐해주고 귀여워해줬어요.”
어릴 적부터 보고 자라온 한효주와는 모자 사이로 나와 즐겁게 촬영했다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효주 선배가 ‘이제 날 선배 말고 엄마라고 불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라고 휴대전화에 저장하기도 했어요. 완전 팬이라서 처음엔 말도 못 걸고 제가 피했거든요. 먼저 다가와준 선배 덕분에 정말 엄마처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조인성 선배도 함께 촬영할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와이어 액션 장면을 보곤 너무 멋있어서 ‘역시 우리 아빠답구나’ 자랑스러웠어요.”
류승범에 대한 팬심을 나타날 땐 눈동자까지 반짝거렸다.
“진짜 진짜 팬이었어요. 워낙 훌륭하고 멋있는 선배잖아요. 그래서 싸인부터 받았고요. 선배도 ‘어우, 너무 당연하죠’라며 흔쾌히 싸인해줬어요. 우리 아버지도 받았고요. 하하.”
박인제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표현했다.
“‘무빙’에서 두식(조인성)이 제 아버지였다면, 현장에선 박인제 감독이 제 아버지였어요. 정원고 학생이라면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할거예요. 많은 배우가 부담을 갖고 현장엘 와도 그걸 다 없애준 게 박인제 감독이었거든요. 전적으로 배우들을 믿어줬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길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그가 나아가고 싶은 배우로서 방향성을 물었다.
“옛날엔 ‘국민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캐자체’(캐릭터 그 자체)로 불리고 싶어요. 작품이 끝나고도 제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준다면 뿌듯할 것 같거든요. 지금도 이정하보다‘김봉석’으로 불리는 게 더 좋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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