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죽음’ 프리고진은 누구?…푸틴의 칼잡이→반역자 ‘굴곡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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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간) 의문의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한때 푸틴의 칼잡이로 불릴 만큼 충성스러운 인물이었지만, 무장 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역자"로 규정한 인물이다.
무장반란은 러시아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철군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36시간 만에 일단락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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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이끌며 우크라 전쟁 선봉장
군 수뇌부와 갈등 끝에 반란 수괴로 전락
24일(현지 시간) 의문의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한때 푸틴의 칼잡이로 불릴 만큼 충성스러운 인물이었지만, 무장 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역자”로 규정한 인물이다. 그의 죽음을 초래한 비행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서방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푸틴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로 62세인 프리고진은 푸틴의 고향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다. 1981년 강도·사기 등의 범죄로 9년간 복역했다. 1990년 소련 붕괴 시기에 출소한 그는 핫도그 장사로 밑천을 마련해 러시아 각지에 고급 레스토랑을 열었다. 당시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하급 관료이던 푸틴 대통령을 손님으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인연을 계기로 프리고진은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각종 만찬과 연회를 도맡으면서 일명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게 된다.
프리고진이 본격적으로 푸틴의 신임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창설하면서다. 바그너그룹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위한 전쟁을 비롯해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세계 곳곳의 분쟁에 러시아군 대신 개입하면서 세력을 키워왔다. 바그너그룹은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행위로 악명이 높았지만, 프리고진은 이를 부인했다.
오랜 기간 음지에서 활동하던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전면에 나섰다. 당시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 창설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면서다.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주도했다. 서방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바그너그룹 용병 5만 명이 투입됐으며, 이중 러시아 교도소에서 모집한 죄수들이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프리고진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바그너그룹의 활약을 과시하는 한편, 군부 인사들이 무능하고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해 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특히 지난 5월 군 수뇌부를 겨냥해 ‘인간 말종’, ‘지옥에서 불탈 것’ 등의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6월 10일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으나,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 꼴이 됐다.
재계약을 거부한 프리고진은 이후 6월 23일 무장반란을 일으키며 러시아 본토로 진격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반역 행위로 규정하고 “가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장반란은 러시아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철군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36시간 만에 일단락되는 듯했다.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신변 보장 약속을 받아낸 프리고진은 무장반란 닷새 뒤 푸틴과 만나 면담했고, 7월 말에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이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이 끝내 프리고진을 제거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러시아 국영 로시야1 방송은 7월 5일 경찰 특수부대가 프리고진 소유 사업체의 사무실과 저택을 급습하는 장면을 내보내며 수사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알렸다. 하지만, 푸틴과 척진 반대자들 가운데 다수와 마찬가지로 프리고진 역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단죄받기 전에 목숨을 잃었고 이로써 푸틴과 맺었던 굴곡진 인연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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