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손흥민 이전에 차범근!...출범 60주년 분데스 대표 공격수 25인에 선정→'차붐은 위대하다'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전설은 잊히지 않는다. 차범근이 그렇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분데스리가는 8월 24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를 기념하기 위해 티켓, 유니폼 등을 증정한다. 여러분들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게 투표해야 한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60년 동안 수많은 공격수들을 배출해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인가?"라며 총 25명의 공격수를 소개했다.
차범근도 있었다. 차범근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때까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독일을 떠난 지 30년이 훨씬 넘었는데 아직도 분데스리가는 차범근을 잊지 못했다. '차붐'으로 불리며 분데스리가를 폭격한 차범근은 게르트 뮐러, 칼 하인츠, 루메니게, 우베 제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위르겐 클린스만, 클라우디 피자로, 마리오 고메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엘링 홀란드, 클라우스 피셔, 미로슬라브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 등 분데스리가를 빛낸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시아 축구 역사상 입지전적인 인물인 차범근은 1978년 다름슈타트에 오면서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1979-80시즌을 앞두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뛰었고 데뷔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전신인 UEFA컵 우승에 일조했다. 프랑크푸르트 역사상 최초의 UEFA컵 트로피였다. 1980-81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우승을 할 때도 차범근은 중심에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범근의 기록은 156경기 58골이었다. 미친 득점력을 앞세워 에이스이자 주포로 활약했다. 레버쿠젠으로 전격 이적했다. 레버쿠젠 역사상 최초 비유럽 선수였던 차범근은 리그에서만 12골을 터트리는 등 활약을 하면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였다. 1985-86시즌은 차범근 선수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리그 34경기에서 17골을 터트리면서 리그 득점 4위에 올랐다.
당시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로 꼽혔는데 리그 득점 최상위 10명 중 유일한 비독일인이 차범근이었다. 덕분에 레버쿠젠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당연히 차붐 열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차범근은 공격수 자리보다는 미드필더로 뛰는 경기가 더욱 많아졌다. 그래도 꾸준히 주전 선수로 나서면서 팀의 핵심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했다. 1987-88시즌 차범근은 레버쿠젠을 UEFA컵 우승으로 이끌면서 또 한번 맹활약했다. 차범근은 에스파뇰과의 결승 2차전에서 매우 중요한 득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차범근은 1988-89시즌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레버쿠젠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무려 308경기나 뛴 차범근은 98호골로 당시 분데스리가 역대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골 기록을 세우면서 은퇴했다. 해당 기록은 깨졌지만 차범근의 기록은 여전히 분데스리가 외국인 선수 최다골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차붐 열풍은 은퇴 후에도 계속됐고, 여전히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다.
이번에만 기억된 게 아니다. 차범근은 로타어 마테우스 등과 함께 2017년 분데스리가 레전드 네트워크 엠버서더로 뽑혔고 2018년 프랑크푸르트 인터네셔널 브랜드 엠버서더로 선정됐다. 이번엔 분데스리가 60주년 기념 공격수 TOP25에 이름을 올리며 역사적인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 이름을 떨친 후, 수년 후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나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박지성이 있었고 이영표, 안정환, 설기현, 이천수, 송종국 등도 유럽 무대를 누볐다.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 등도 있었고 최근에 보면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 오현규 등 수많은 코리안리거가 유럽에서 인정을 받으며 뛰는 중이다.
선구자 차범근이 길을 터줘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레전드인데 분데스리가에서도 전설이다. 이번에 차범근의 역사적인 활약이 조명되면서 다시 한번 그의 위대함이 언급되고 있다.
사진=분데스리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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