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강습 타구' 맞고 '115구' 역투한 외인...투구 마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치료' 아닌 '투구 분석'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3. 8. 2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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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어지럼증이나 불편함은 전혀 없다"라고 밝힌 브랜든, 하지만 후두부 충격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머리에 강습 타구를 맞고도 6이닝 3실점 115구 투혼을 보여준 브랜든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두산 선수들은 그의 역투에 박수 치며 고마워했고 브랜든은 미소 지었다. 

브랜든은 강습 타구에 맞은 머리 충격과 평소보다 많은 투구 수로 치료와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코치와 트레이너는 상태를 체크하며 휴식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브랜든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더그아웃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본인의 투구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브랜든은 기록지를 꼼꼼히 확인하며 오늘 경기에서의 문제점과 고쳐야 할 점에 대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다.  부상속에서도 브랜든의 열정에 동료들은 깜짝 놀랐다.

두산 브랜든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하는 두산은 1승이 소중한 시기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브랜든은 머리에 타구를 맞고도 혼신의 투구를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1회 브랜든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사 후 김혜성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도슨을 상대했다. 그런데 도슨이 친 타구가 브랜든의 머리 뒤쪽을 맞고 굴절돼 중전 안타가 됐다.  안타를 친 도슨은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로 뛰지 않고 깜짝 놀라며 브랜든을 걱정했다. 두산 더그아웃에서도 코치와 트레이너가 곧바로 뛰어나갔다. 브랜든은 괜찮다고 사인을 보냈지만, 타구에 맞은 부위가 후두부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몇 번의 연습 투구에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브랜든은 이후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켰다. 

4회까지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고 있던 브랜든이 5회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송성문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했고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끝나는 줄았았다. 하지만 2루수 강승호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2-3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 타선은 6회 2득점을 성공하며 다시 역전에 성공했고 브랜든은 6이닝 7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후 팀 타선이 폭발하며 두산은 11-4로 승리했고 시즌 6승(3패)을 달성했다.

경기 후 "어지럼증이나 불편함은 전혀 없다"라고 말한 브랜든이지만 후두부 충격은 가벼우면 뇌진탕으로 이어지지만, 심한 경우 뇌 안에서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심각한 증상이 당장 나타나지 않고 나중에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휴식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머리에 강습 타구를 맞고도 115구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끈 브랜든 / 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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