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성장에 빨간불?"…사후심사 강화에 엇갈린 시선

김지영 2023. 8.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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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RA 알고리즘 운용 효율 아직…부담 사실"
코스콤·RA 업계에선 "필요하다" 목소리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금융과 인공지능(AI)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코스콤의 사후심사 규제 강화 방안으로 시장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금융당국과 코스콤의 움직임을 반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코스콤 테스트베드 센터에 따르면 국내 16개의 업체에서 총 21개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운용이 중단됐다. 올해 중단된 알고리즘 운용은 총 23개로, 최근 들어 21개의 알고리즘이 운용을 멈췄다.

코스콤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로보어드바이저 규제 합리화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사후 운용심사를 개시하면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픽사베이]

일각에서는 코스콤의 사후심사 규제 강화가 알고리즘 운용 중단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코스콤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로보어드바이저 규제 합리화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사후 운용심사를 개시하면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전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수익률 광고가 제한됐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의 요구에 맞춰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수익률 광고가 허용됐다. 더불어 신뢰성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사후 운용심사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알고리즘이라도 매 분기마다 사후 점검을 거쳐야 한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알고리즘이 기존에 심사받은 규율대로 정상 운용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참여자가 운용 내역을 제출하면 코스콤이 실제 거래 내역 등을 비교해 점검하는 방식이다. 상품으로 출시된 알고리즘의 경우 연 1회 현장 실사도 한다.

만일 사후운용을 심사받지 않으면 공시가 중단되고 테스트베드를 통과했더라도 해당 알고리즘을 이용한 상품 운용·상용화가 불가능해진다. 사후운용에 등록된 알고리즘 하나당 심사 수수료도 연 30만원이 청구된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불만이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아직 성장하고 있는 단계며 수익률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심사 수수료를 비롯해 분기마다 사후 점검을 거치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터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A씨는 "증권사나 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 많은 상품을 운용한다. 아직 운용 효율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상품을 매 분기마다 심사를 거치는 과정이 회사 입장에선 번거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알고리즘 하나당 심사 수수료가 생긴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운용사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 역시 "전사 리소스 효율화 차원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중단했다"며 "향후에 다시 진행할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코스콤은 시장 성장을 위해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진단했다. 기존에 신청한 알고리즘대로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무조건 해야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사후검사 규제가 기존보다 강화된 것은 아니"라며 "신뢰성 있는 업계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며 소비자 보호를 위함이다. 사후점검 절차가 없었던 게 오히려 위험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관계자 또한 이번 조치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니 투자자에게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관계자 C씨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커지고 있다지만, 주변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서 투자하시는 분들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규제를 강화해서 신뢰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면 알고리즘 운용을 잘하는 업체가 살아남지 않겠나. 그러면 신뢰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 D씨 또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장기 투자에 특화돼 있다. 투자 상품을 장기간 운용하기 위해선 안전성이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후심사 강화 조치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며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좋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성장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도 같았다. 규제가 생긴다는 관련 것은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체계가 제대로 잡혀야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기 때문이다.

A씨는 "업체의 규모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규제 강화 조치에 볼멘소리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규제가 생긴다는 것은 시장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겪어야 하는 성장통일 것"이라고 봤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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