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일’에 관심 있나요?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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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차다.
현직 편집자들이 직접 '편집자의 일'에 대해 조언한다.
"예전에 비해 신간의 수명이 짧아져 신입부터 편집장까지 모든 편집자가 신간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다. 스테디셀러가 받쳐주면 진득하게 기획할 수 있지만 그런 조건이 아니다 보니 편집자의 일이 너무 많다." 편집자 지망생이라면 그러니 더더욱 교육을 받고 입문해달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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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차다.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기운차다’는 의미다. ‘올차캠프’의 이옥란 대표(55)와도 어울리는 말이다. 출판계에 입문하는 편집자를 위해 교육을 해온 지 15년 차, 그가 지난해 새 회사를 차렸다. ‘함께 배우는 출판 커뮤니티’ 올차캠프다. 예비 편집자, 신입 편집자 등을 상대로 출판사 입사 준비를 돕는다. 현직 편집자들이 직접 ‘편집자의 일’에 대해 조언한다.
이 대표가 출판계에 몸담은 지는 30년, 편집자로 시작했다. 1993년 신문에 난 공고를 보고 찾아간 출판사에서 원고 만지는 일의 매력을 바로 알아차렸다. 출판사 여섯 군데를 다녔고 2009년 처음으로 교정 강의 제안을 받았다. 같은 해 한겨레문화센터에서 4년간 편집자 입문 강의를 맡았다. 2012년부터 10년 동안 한국출판인회의 부설 교육기관 서울북인스티튜트(SBI) 서울출판예비학교 편집자 과정의 책임교수로 있으며 10개 기수의 수강생을 교육했다. 10년 동안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거의 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뭔가,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출판 교육 기관이 많지 않은 편이라 그 기회를 넓히고 싶었다. 편집자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꾸린다든가 공부를 한다든가 하는 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에도 관심이 있다. 그가 교육했던 SBI 출신 편집자가 와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교육과정 중에 청년들 허리가 펴지고 눈이 반짝여지기 시작할 때가 있다. 그게 이 일을 계속하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새로운 사람을 맞으면 앞서간 이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입사한 졸업자가 찾아와 그냥 막 울기도 한다. 낯선 곳에 막 들어가서 뭔가 해내야 하는 부담이기도 할 것이다. 그걸 지켜보다 보니 떠나지 못했던 것 같다.“
창업은 또 달랐다. 월급 생활자와는 삶의 조건 자체가 바뀌면서 삶이 야생이라는 걸 끊임없이 각성하며 산다. 창업 즈음 생존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는 의지처가 되었다. 일의 성격상 출판 노동의 실태, 산업의 조건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예전에 비해 신간의 수명이 짧아져 신입부터 편집장까지 모든 편집자가 신간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다. 스테디셀러가 받쳐주면 진득하게 기획할 수 있지만 그런 조건이 아니다 보니 편집자의 일이 너무 많다.“ 편집자 지망생이라면 그러니 더더욱 교육을 받고 입문해달라고 그는 말한다. 바로 생산 라인에 투입되면 다른 고민을 할 새가 없다. 연착륙하려면 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출판계가 어렵다는 건 기원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말이다. "여러모로 산업 자체가 어렵고 정부 정책도 출판 단행본 쪽에 시선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출판은 계속되어야 하고 또 시장의 흐름에 맞춰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만들기 위해 이쪽으로 오는 분들이 너무 초반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뿌리내릴 수 있게 역할을 하고 싶다." 그는 입문 과정 프로그램을 자신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자신한다. 전범이 없어 어려움도 있지만 그만큼 독보적이다.
어떤 출판사를 지원할지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다. 자신한테 맞는 회사인가는 결국 본인만 아는 것이다. 좋은 회사에 대한 생각은 있다. “편집자가 일하는 회사다. 편집자의 일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편집자가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자기 일에 관해 자기가 결정하며 일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8월22일 올차캠프가 마련한 제3회 '지피지기 스타터 캠프'가 시작된다.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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