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질 듯한 발 뒤꿈치 통증···바깥쪽 닳은 구두 뒤축부터 갈아야
30대 직장인 A씨는 오랜 시간 서서 근무를 하는데 올해 여름 폭염으로 운동화를 벗고 굽이 낮은 샌들을 주로 착용했다. 가끔 발바닥에 찌릿한 통증이 찾아왔지만 쉬다보면 괜찮아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발을 내딛기가 무서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A씨는 병원을 찾았고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름 내내 이어졌던 폭염의 기세가 8월 말부터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초가을 등산과 골프 라운딩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좀 운동을 제대로 해보려는데 찌릿찌릿한 발바닥, 찢어질 듯한 발뒤꿈치 통증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과거 운동 선수 등에게서 많이 발생했던 족저근막염은 일반인 등에게서도 자주 발생하는 증상이다.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하이힐이나 굽이 낮은 신발, 딱딱한 샌들·구두 착용, 무리한 여름 레포츠나 장 시간 서 있는 활동 등이 주된 발병 요인이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족저근막염(발바닥근막성 섬유종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7만 185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13만 8583명 대비 2배로 증가했다.
김민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심한 운동이나 오래 걷기 등으로 족저근막에 무리가 가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며 “보통 운동선수들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하이힐이나 굽이 낮은 신발, 딱딱한 구두를 자주 신는 일반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비만 등도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유성호 대동병원 관절센터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족저근막염은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평발이 심한 경우, 발뒤꿈치가 바깥쪽으로 많이 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외부적 요인 이외에 비만, 발의 변형,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족저근막염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종골)부터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발바닥 ‘아치(arch)’를 유지해 주는 단단한 섬유막이다. 주요 기능은 몸을 지탱하고 충격을 완화 시켜주는 것이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걸음을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증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 가능하다. 근막이 파열되면 그 부위가 부어올라 두께가 두꺼워진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족저근막에 과도한 긴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가령 서 있거나 걷는 것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비만한 상태이거나 최근에 급격하게 체중이 늘었다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 따뜻한 물 족욕은 혈액순환을 도와 족저근막염 예방과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치료 시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부종이 동반된 급성기에는 약물 치료로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 이때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통증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족저근막의 파열을 더 악화시키거나 발바닥 뒤꿈치 충격을 흡수해 주는 지방 패드를 녹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김 교수는 “구두를 오래 신으면 발뒤축의 바깥쪽이 먼저 닳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닳은 구두를 오랫동안 신게 되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고 악화할 수 있다”며 “구두 뒤축을 새로 교체해주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교정이나 주사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환자는 체외충격파 치료(ESWT)를 통해 염증 조직을 회복시켜 족저근막염을 치료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염증을 감소시키고 주변 조직과 뼈 회복을 활성화해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를 낳는다. 수술을 하거나 치료에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증세가 오래될수록 치료 성공률이 낮아지는 만큼 증상이 의심될 때는 빠른 시일 내에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족저근막염 초기 단계에는 약물 치료와 스트레칭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보통 6개월 이상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참을성과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유 과장은 “족저근막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방치할 경우 보행에 영향을 줘 무릎이나 허리 등 다른 관절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휴식·스트레칭·약물 등으로 6주 이상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면 야간 부목이나 맞춤 신발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뒤꿈치 통증이 계속 발생하면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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