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안듣는 '슈퍼박테리아' 잡는 토양 속 '미지의 물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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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기존 기술로 배양이 불가능했던 세균에서 강력한 항생제 내성균을 죽이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항생물질이 상용화되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 보균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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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기존 기술로 배양이 불가능했던 세균에서 강력한 항생제 내성균을 죽이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견했다. 병실 입원을 제한하는 사유가 되는 항생제 내성균은 환자와 의료진의 골칫덩이다. 이번에 발견된 항생물질이 상용화되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 보균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르쿠스 와인가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전에 연구되지 않았던 세균에서 분리된 항생물질인 '클로비박틴'이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와인가스 교수는 "클로비박틴은 이전에 배양할 수 없는 박테리아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병원성 세균이 이 물질에 대한 내성을 키울 시간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롭게 발견된 항생물질이란 의미에서 클로비박틴을 '미지의 물질'이라고 표현했다.
클로비박틴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모래 토양에서 발견됐다. 흙이나 물 표본 속에서 미생물을 키우는 '아이칩(iChip)'이란 배양장치가 사용됐다. 이 장치는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는 박테리아를 배양할 수 있다.
클로비박틴은 기존 항생제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항생제 내성균을 죽인다. 내성균을 둘러싼 세포벽을 구성하는 분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세포벽의 합성을 막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클로비박틴은 세균의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벽의 필수 구성 물질인 전구체 3가지를 표적으로 삼아 세균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체 핵자기공명(NMR)으로 살핀 클로비박틴은 세균 전구체에 존재하면서 변하지 않는 부분인 '피로인산염'에 결합해 박테리아를 공격했다. 연구팀은 "클로비박틴은 마치 꼭 끼는 장갑처럼 피로인산염을 감싸 결합한다"며 "이러한 메커니즘은 세균이 내성을 갖는 것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와인가스 교수는 "클로비박틴은 세균의 표면에만 존재하는 피로인산염에 결합하기 때문에 사람의 세포에 독성을 갖지 않는다"며 "낮은 위험성으로 항생제 내성균을 죽이는 개선된 치료법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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