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비아 부추기는 국토부

신익규 기자 2023. 8.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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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간 낭설이다.

해당 아파트가 '우리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가 아닙니다'라는 공고문을 단지 곳곳에 내걸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철근 누락 사태에 따라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가 소란스러워지더니 무량판 구조를 둘러싼 낭설들이 확대 및 재생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민영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무량판 부실시공 조사에서 단지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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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1팀 신익규 기자

"A아파트가 무량판 구조라면서요?"

대전 지역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간 낭설이다. 해당 아파트가 '우리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가 아닙니다'라는 공고문을 단지 곳곳에 내걸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철근 누락 사태에 따라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가 소란스러워지더니 무량판 구조를 둘러싼 낭설들이 확대 및 재생산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입주민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오해를 산 아파트는 억울함을 표할 틈도 없이 해명에 급급한 상황이다.

이미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엔 전문가의 검증을 받지 않은 '무량판 구조 확인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무량판 구조 자체가 벽식 구조보다 위험하다거나 LH 발주 아파트 대부분이 철근을 빼먹었다는 헛소문은 덤이다.

입주민들과 아파트가 겪는 혼란과 불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민영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무량판 부실시공 조사에서 단지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무량판 구조에 대한 불신은 근본적으로 철근을 누락한 LH에 귀책이 있다. 그러나 무량판 구조가 부실 시공의 원인이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량판으로 시공된 아파트만 골라 점검에 나서는 국토부가 오히려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민영 아파트의 점검 결과를 덮어두는 국토부의 지침은 불안감을 넘어 '무랑판 포비아'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집값 하락과 국민의 혼란을 우려한 국토부의 선택이 오히려 입주민들의 공포를 유발하게 된 셈이다.

국가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불만이 터져 나오겠지만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이를 방증한다. 단지명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철근 누락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 점검 및 조사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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